[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스페이스X 직원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수백만달러 규모 자산을 보유하게 될 직원들이 자산관리사와 투자은행을 상대로 수수료 인하와 세금 절감 금융상품 제공을 요구하며 협상에 나선 것이다.
스페이스X IPO로 대규모 부를 얻게 될 직원들이 개인이 아닌 집단 협상 방식을 택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IPO 부자 관리 모델’이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향후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대형 비상장 AI 기업 직원들도 유사한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1000명 이상의 전현직 스페이스X 직원들이 IPO 이후 자산관리를 위해 공동 협상 조직을 구성했다. 이들은 자산관리회사와 사설은행(프라이빗뱅크)을 대상으로 보다 낮은 수수료와 고급 절세 금융상품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5월 내부 문서에 따르면 직원들은 ‘집단적 협상력(leverage collective power)’을 활용해 자산관리 수수료를 기존 업계 평균인 1% 수준에서 0.5%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 협상에는 200명 이상이 참여했고 이들이 보유한 잠재 자산 규모는 2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됐다. 현재는 참여 인원이 크게 늘면서 관련 자산 규모가 최대 200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움직임은 일반적인 IPO 이후 부유층 고객 확보 경쟁과는 다른 양상이다. 통상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자산관리사를 선정하지만 스페이스X 직원들은 단체 구매력을 활용해 기관투자자 수준의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협상은 비공개 슬랙(Slack) 채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전직 스페이스X 엔지니어 아이샤 아유브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모건스탠리, 크리에이티브 플래닝, 코리언트(Corient) 등 대형 금융사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언 베르너 윈스롭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직원들이 자신의 집단 구매력을 인식하고 이를 활용해 전문 금융서비스 접근권을 협상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고성장 비상장 기업 직원들 사이에서 유사한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AI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된 만큼 향후 실리콘밸리 전반으로 이러한 모델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이 요구하는 금융 서비스는 일반 투자상품 수준을 넘어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은 주식담보대출, 직접 인덱싱(Direct Indexing), 가변 선도계약(VPFC) 등 초고액 자산가들이 활용하는 금융기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변 선도계약은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도 보유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이를 활용하면 자본이득세 납부를 미루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직원들은 IPO 이후 스페이스X 주식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접 인덱싱을 통해 특정 종목 편중을 줄이고 세금 손실을 활용하는 포트폴리오 전략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스페이스X 직원들은 스톡옵션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혼합 보유하고 있으며 상장 이후 단계적으로 매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협상은 스페이스X IPO가 얼마나 큰 부의 이동을 가져올지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는 이달 중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소 750억달러를 조달하고 기업가치는 1조800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현재 약 2만2000명의 정규직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보상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왔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IPO가 단순한 기업 상장을 넘어 새로운 기술 부호 집단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이들의 자산관리 수요를 둘러싼 월가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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