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공습을 일단 보류했지만 남부 레바논에 대한 군사작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가 미국 워싱턴에서 휴전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이란까지 개입 수위를 높이며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일(현지시각) 남부 레바논 지역에 대한 공습과 포격을 이어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베이루트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이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에 대한 공격 계획을 철회하고,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발표에도 현지 주민들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베이루트 상공에는 이날도 이스라엘 무인기가 비행했으며, 남부 도시 나바티예 주민들에게는 추가 공습에 대비해 대피하라는 경고가 내려졌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북부 이스라엘 지역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베이루트 남부 지역을 다시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 공동체에 대한 공격이 멈추지 않는다면 다히예 공습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워싱턴에서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휴전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에 들어갔다.
로이터가 인용한 레바논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협상의 핵심은 단계적 휴전 모델 구축이다. 특정 지역을 ‘시범 휴전 구역’으로 지정해 교전을 중단하고, 이스라엘군 철수와 레바논군 배치를 병행한 뒤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나와프 살람 총리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
반면 헤즈볼라는 전면적 휴전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공개적인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세프 알 자인 헤즈볼라 언론국장은 로이터에 “포괄적인 적대행위 중단이 보장되지 않는 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변수는 이란이다. 이란은 레바논 휴전을 미국과의 광범위한 협상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란 국영매체에 따르면 테헤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및 이란 공격을 이유로 미국과의 간접 협상을 중단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계속된다면 협상 중단을 넘어 적과 직접 대치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전쟁은 지난 3월2일 헤즈볼라가 이란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본격화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레바논에서는 3400명 이상이 사망했고, 120만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 26명과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
베이루트 주민 파텐 알 셰하임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다시 대피하라는 경고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귀가한 지 불과 2주 만에 다시 피란민 수용시설로 이동했다.
시장에서는 워싱턴 회담이 단기 휴전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 공세를 유지하고 있고, 이란이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협상 결과가 실제 전면 휴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