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가 예상 밖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대신 위안화가 상대적 피난처로 부상하면서 중국 통화 가치는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CFETS(중국 외환거래센터) 위안화 바스켓 지수는 101.41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FETS 지수는 달러뿐 아니라 주요 교역국 통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위안화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 중국 통화의 실질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척도로 평가된다.
중동 리스크 속 중국 자산에 몰리는 자금
최근 위안화 강세 배경에는 지정학적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역 긴장이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중국은 에너지 수입원을 다변화해 왔고 중동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경제 노출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자산이 방어적인 투자처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위안화는 지난달 초 한때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CFETS 지수는 지난달 이후 지속적으로 100선을 웃돌고 있으며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는 5월 한 달 동안 달러 대비 1% 상승했다. 이는 주요 아시아 통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성과다.
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중국 내 투자자들은 지난주부터 위안화를 순매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반등 국면에서도 위안화 절상 압력이 유지되고 있으며 국유은행들의 달러 공급 규모 역시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은행도 강세 용인…다만 추가 상승은 제한 가능성
최근 중국 당국 역시 위안화 강세를 크게 경계하지 않는 모습이다.
피오나 림 말레이안뱅킹 외환전략가는 “최근 위안화 기준환율 고시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려는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무역가중 기준 위안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안화 가치가 일방적으로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티븐 치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신흥국 외환전략가는 중국 정부의 환율 안정 정책이 추가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기준환율 조정을 통해 위안화 강세 속도를 조절하거나 시장에 대한 구두 개입을 강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외화예금 지급준비율 인상 가능성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지급준비율이 높아질 경우 시중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외환시장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위안화 강세를 단순한 환율 움직임이 아니라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교역국 통화 대비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앞으로 위안화가 엔화와 함께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안전통화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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