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비트코인이 7만1000달러 아래로 밀리며 대규모 롱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지만, 선물시장 상위 트레이더들은 오히려 상승 베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변수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Strategy)의 비트코인 매도 소식이다.
2일(현지시각)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 7만1000달러 선이 무너지며 약 2억7600만달러(약 4185억원) 규모의 롱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다.
현물은 흔들렸지만 선물은 ‘롱’
그러나 주요 거래소 고래들의 움직임은 달랐다. 같은 날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낸스 상위 트레이더 롱·숏 비율은 일주일 전 1.1배에서 1.4배로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롱 포지션을 꾸준히 늘린 것이다. OKX에서는 변화가 더욱 뚜렷했다. 지난 주말까지 숏 포지션 비중을 확대하던 상위 트레이더들은 2일 들어 롱 포지션으로 방향을 틀며 롱·숏 비율을 1.9배까지 끌어올렸다.
전체 선물시장도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주요 거래소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435억달러(약 65조958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강제 청산이 발생했음에도 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을 이탈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무기한 선물 펀딩비도 연율 13% 수준까지 상승했다. 중립 구간으로 평가되는 6~12%를 웃돌며 시장의 낙관 심리를 반영했다.


변수는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각 소식이다. 스트래티지는 같은 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공시를 통해 지난달 26~31일 비트코인 32개를 평균 7만7135달러(약 1억1696만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약 250만달러(약 37억9075만원)로 전체 보유량(84만3700개)의 0.0038%에 불과했다. 그러나 스트래티지가 사실상 4년 만에 순매도에 나섰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는 적지 않았다. 확보한 자금은 우선주 STRC 배당금 지급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시장 충격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시장은 이를 투자 전략 변화보다는 자금 운용 차원의 거래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세일러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배당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비트코인을 매각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비트코인은 현물 매도와 파생상품시장 롱 베팅이 팽팽히 맞서는 구도인 만큼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각이 추가 하락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투자 전문지 바론스는 스트래티지의 매각에 대해 “규모는 미미하지만 그동안 유지돼 온 ‘절대 팔지 않는다(Never sell)’는 시장 인식에 균열을 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