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 의회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친화 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가상자산 업계를 향해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미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를 정조준해 “거짓말쟁이(Full of s–t)”라며 거친 설전을 벌였다.
다이먼 CEO는 지난 29일(현지시각) 폭스비즈니스의 ‘모닝스 위드 마리아(Mornings with Maria)’에 출연해 현재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 자산 및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과 관련해 “우리는 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인베이스가 수억 달러의 로비 자금을 쏟아부으며 이번 법안 통과가 마치 광범위한 소비자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다이먼 CEO는 “그 누구도 암스트롱이나 코인베이스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말은 전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맹비난했다.
“예금 받으려면 은행 수준 규제 받아야… 특혜는 없다”
다이먼 CEO의 비판은 가상자산 플랫폼들이 전통 금융권과 같은 의무는 지지 않으면서 혜택만 누리려 한다는 점에 집중됐다.
그는 “공정하게 하자”며 “코인베이스가 은행처럼 고객의 예금을 받으려면 은행과 동일한 규칙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통 은행들은 ▲사회적 책무 준수 ▲소송 위험 관리 ▲법적 유동성 및 자본 확충 의무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재무 보고 및 투명성 의무 등 촘촘한 규제를 받고 있다.
그는 이어 “그들의 예금은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호를 받지도 않고, 저소득층 지역에 지점을 개설해야 하는 의무도 없다”며 “우리는 약 84개의 규제 기관으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투자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아니라, 시장이 공정하고 평등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다이먼 CEO는 클래리티 법안의 세부 조항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 법안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마땅히 있어야 할 법적 보호 장치도 없이 스테이블코인 등을 통해 사실상 예금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법적 보호가 전무한 방식을 은행권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해외 지갑 거치면 무법지대… 마약 카르텔·인신매매 악용될 것”
이날 인터뷰에서 다이먼 CEO는 탈중앙화 가상자산 네트워크가 통제 불능의 범죄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특유의 경고도 재차 내놓았다. 워싱턴 정치권이 엄격한 감독을 소홀히 할 경우, 가상자산이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가상자산이 국경 간 결제나 소액 개인 간 거래(P2P)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그 자금이 일단 해외에 있는 익명의 지갑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첫 번째 지갑은 합법적인 이용자일지 몰라도, 그것이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지갑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인신매매범이나 마약 카르텔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라며 “정부가 매우 신중하고 치밀하게 규제하지 않는다면 암호화폐는 향후 거대한 재앙(Huge problem)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인베이스 반발… “소비자 보호와 금융 혁신 위해 법안 통과돼야”
다이먼 CEO의 이 같은 전방위적 압박에 대해 코인베이스 측은 즉각 반발했다.
파리야르 시르자드 코인베이스 최고정책책임자(CPO)는 폭스뉴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결국 우리 모두의 최종 목표는 미국인들의 금융 생활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다이먼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시르자드 CPO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은 기존 금융의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하고 미국이 금융 혁신의 선두를 지킬 수 있도록 돕는 명확한 규칙이 제정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이제 미 상원이 클래리티 법안을 조속히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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