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32개 매도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에 예상보다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매도 규모는 전체 보유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물량보다 상징성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이 수년간 유지해온 ‘절대 매도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흔들렸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트래티지는 현재 약 84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최대 기업 투자자다. 이번 매도는 전체 보유량의 0.004% 수준에 불과하지만 비트코인은 7만2000달러 아래로 밀리며 시장 불안이 확대됐다.
CNBC에 따르면 스트래티지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6%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도 2% 넘게 떨어지며 지난 4월1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최근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위험자산 선호 약화 속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CNBC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 대비 42% 이상 하락한 상태라고 전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지난달 30일 기준 10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장 순유출 기록이다.
세일러 매도에 갈린 전문가 시각
비트코인 분석가 비트퀀트(BitQuant)는 이번 사태를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했다.
그는 1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일러가 매주 수천 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할 때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단 하루 200개를 팔면 시장은 폭락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스트래티지가 실제로 매도한 물량이 32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비트코인 보유자들의 이해력을 시험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과도한 반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자산 투자자 닉(Nic)은 “이번 매도는 2022년 세금 손실 거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비트코인 유동성 규모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매도 물량은 아니다. 다만 심리적으로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대표적인 비트코인 비판론자인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이번 사건을 다르게 해석했다.
시프는 X에서 “비트코인의 최대 매수자가 매도자로 바뀌었다”며 “앞으로 비트코인 수요를 누가 떠받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32개 매도 자체보다 앞으로 더 큰 규모의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스트래티지가 추가 매수를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비트코인에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32개’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 변화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매도 규모보다 스트래티지의 자금 운용 방식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랄레즈(Aralez) 온체인 분석 는 “이번 사건은 공포가 아니라 최적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스트래티지가 연간 약 15억달러 규모의 우선주 배당 의무를 안고 있으며, 배당은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랄레즈는 “비트코인은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않는다”며 “스트래티지는 신주 발행, 추가 차입, 비트코인 매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결국 일부 매도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총 공급량의 약 4%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만약 스트래티지가 지속적인 순매도자로 바뀐다면 비트코인 시장의 수급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일러는 항상 매수자”라는 믿음 시험대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은 이번 매도가 단기 수급보다 투자자들의 믿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스트래티지와 세일러는 지난 수년간 비트코인 시장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자리 잡아왔다. 특히 세일러는 “비트코인을 팔지 말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투자 논리를 뒷받침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도가 대규모 현금 확보를 위한 조치라기보다 우선주 배당과 세무 전략을 고려한 제한적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스트래티지의 추가 매도 여부가 시장 심리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32BTC 매도 때문이 아니라, 시장이 당연하게 여겼던 “세일러는 언제나 매수자”라는 전제가 처음으로 흔들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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