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승리 정당까지…지방선거 올라탄 폴리마켓
여론조사 아닌 ‘당선 확률’ 거래…돈이 반영된 전망
각국은 규제, 시장은 성장…새로운 정보시장으로 부상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6·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해외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이 새로운 선거 풍향계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조사와 달리 참가자들이 실제 자금을 걸고 승패 확률을 거래하는 만큼, 시장의 전망이 실시간 가격에 한층 선명하게 반영되는 모습이다.
비록 돈이 오가는 특성 탓에 도박성 우려와 각국의 규제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참여자들의 냉정한 분석이 결집된 새로운 정보 시장이자 보조적 여론 지표로서 가치를 주목받고 있다.
대선이 키운 예측시장 열풍
1일 오후 4시25분 기준 폴리마켓에 따르면 폴리마켓에서 개설된 ‘2026년 대한민국 지방선거 최다 승리 정당’ 예측 시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승리 확률은 99%로 평가됐다. 국민의힘은 1%, 진보당과 개혁당 등은 모두 1% 미만으로 집계됐다. 해당 시장의 누적 거래 규모는 약 282만달러(약 42억원)에 달한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83%,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17%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1% 미만으로 사실상 시장의 관심권 밖에 있다.
이는 지난 26~27일 국내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각각 41%와 37%를 기록하며 4%포인트 차이를 벌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처럼 여론조사와 차이가 큰 이유는 예측시장만의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예측시장은 단순한 선호도를 묻는 지지율 조사와 달리, 최종 승리 ‘확률’에 직접 돈을 건다.
내 돈이 직접 걸리는 베팅인 만큼, 예측시장의 오차가 오히려 여론조사보다 작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참가자들이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답하는 게 아니라, 당선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 실제 자금을 투입하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와 냉정한 판단이 실시간 가격에 반영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국 아이오와대 전자시장(IEM) 연구에 따르면 1988~2004년 미 대선 당시 964개의 여론조사와 비교했을 때 약 74%의 확률로 예측시장이 실제 득표율에 더 근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8년과 2012년 미 대선 분석에서도 예측시장은 같은 시점의 여론조사 평균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보여줬다.
특히 예측시장은 블록체인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며 기존 베팅 시장보다 훨씬 광범위한 이용자층을 끌어모았다. 폴리마켓은 지난 2024년 미국 대선을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의 기폭제를 맞이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후보 간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면서 관련 거래 규모가 약 31억5000만달러(약 4조77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급팽창 했다.

토큰터미널에 다르면 폴리마켓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이번달 약 62만35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예측시장 이용자들이 실제 자금을 걸고 거래에 참여한 고유 주소 기준 수치로, 2024년 미국 대선을 전후해 급증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규제 장벽 높아지지만 성장세는 지속
예측시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각국 규제당국의 경계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선거·전쟁 등 다양한 이벤트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구조가 도박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는 선거 결과나 탄핵, 전쟁 발발 여부 등에 돈을 거는 행위가 오랫동안 ’선거 도박(election gambling)’으로 취급돼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일부 정치 이벤트 계약을 금융 파생상품으로 인정하면서 시장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민주주의 훼손과 내부정보 거래, 여론조작 우려를 이유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 정치권은 규제 장치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리처드 블루먼설 민주당 상원의원은 내부자 거래와 시장 조작을 억제하고 전쟁이나 군사 행동, 사망 등과 관련된 베팅을 금지하는 ‘예측시장 보안·청렴 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은 연방 의원과 정무직, 행정부 공무원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예측시장 계약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예측시장 청렴법’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호주 등 접속 차단이나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만 이미 30개국을 넘어섰다. 국내 역시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폴리마켓을 상대로 심의에 착수하는 등 규제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예측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 규모와 이용자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정치·경제·스포츠 등 다양한 실물 이벤트로 거래 대상이 넓어지면서 시장 영향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예측시장은 리테일 중심의 상시 거래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거래 규모와 이용자 기반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초기에는 디지털자산 가격 등 업계 관련 이벤트가 주요 거래 대상이었으나 최근에는 매크로, 정치, 스포츠 등 실물 이벤트로 관심이 확장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예측시장 가격이 특정 이벤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를 실시간으로 반영한 컨센서스 지표로 활용되는 경향도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