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임시 휴전 연장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과 주요 참모들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전쟁이 4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유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임시 휴전 연장과 관련한 “최종 결정(final determination)”을 내릴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핵 문제를 추가 협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협상단은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지만 최종 효력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에 달려 있다.
문제는 백악관 내부에서도 메시지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같은 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잠정 합의 존재 여부를 명확히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JD 밴스 부통령은 “일부 문구를 놓고 양측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상반된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출구 전략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협상 국면에서도 군사적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29일(현지시각) 항행 경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설치하거나 이를 지원하는 선박을 발견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6일 밤(현지시각) 기뢰를 설치하던 선박을 공격해 여러 명의 이란 군인을 사살했다.
이란은 주요 항로에 기뢰를 설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 2월28일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적인 통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 때문에 협상 결과와 별개로 해협의 안전 확보 여부가 국제유가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 참가자들은 협상 자체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을 더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워싱턴 소재 에너지 컨설팅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대표는 블룸버그에 “시장은 대통령이 주말 동안 어떤 발언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불확실성 할인(Uncertainty Discount)이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주 초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제유가는 전쟁 프리미엄 일부를 반납했다. 그러나 이후 백악관 내 엇갈린 메시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경계 태세로 돌아섰다.
베선트 장관은 협상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 정상 개방 △고농축 우라늄 포기 △핵 프로그램 종료를 제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국과 이란이 공동으로 해협을 관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가 최근에는 미국이 해협을 감시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꾸는 등 주요 쟁점에서도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보여 왔다.
이란 역시 협상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란 국영매체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우리는 보장이나 말만 믿지 않는다”며 미국의 선행 조치를 요구했다.
전쟁의 향방은 협상단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선트 장관은 “모든 것은 대통령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