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엑스알피(XRP)를 중심으로 약 75억달러 규모의 옵션 계약이 29일 만기를 맞는 가운데 옵션 시장은 단기 변동성 확대보다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29일(현지시각)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약 62억달러, 이더리움 약 12억9000만달러, 엑스알피 약 2700만달러 규모의 옵션 계약이 만기를 맞는다. 최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옵션 시장 데이터와 기술적 지표는 시장이 추가 폭락보다 회복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이날 만기를 맞는 비트코인 옵션 계약은 8만4000개 이상이다.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 데이터 기준 명목 가치는 약 62억달러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지표는 풋·콜 비율이다. 비트코인 옵션의 풋·콜 비율은 0.84로 집계됐다. 통상 1 이하일 경우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24시간 동안 콜옵션 거래량도 풋옵션보다 많아 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교적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데리빗에 따르면 최대 고통 가격(Max Pain Price)은 7만5000달러다. 이는 현재 비트코인 현물 가격인 7만3000달러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옵션 시장이 단기 상승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옵션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암묵적 변동성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 공포가 커질 경우 변동성이 급등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 붕괴보다 지지선 형성과 반등 시나리오를 더 유력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적 분석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비트코인은 일간 차트에서 해머형 캔들을 형성했다. 이는 하락 추세 말미에 자주 등장하는 반전 신호로 해석된다.
이더리움 시장 분위기는 비트코인보다 복잡하다.
데리빗에 따르면 약 64만3000개의 이더리움 옵션 계약이 만기를 맞는다. 명목 가치는 약 12억9000만달러다. 전체 풋·콜 비율은 0.74로 양호하지만 최근 24시간 동안 풋옵션 매수가 급증하면서 단기 풋·콜 비율은 3.5까지 상승했다.
최대 고통 가격은 2200달러다. 당시 현물 가격인 2000달러 안팎보다 높다. 데리빗은 ETH가 2000달러 이상에서 만기될 확률을 57%로 추산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적지 않다. 10x리서치에 따르면 1800달러와 1900달러 행사가격 풋옵션에 평소보다 약 5배 많은 자금이 몰렸다. 기관투자자들이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적극적인 헤지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10x리서치는 “이더리움이 싸 보일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매수 기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향후 가격은 결국 펀더멘털이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ETH 역시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해머형 캔들과 드래곤 도지 패턴을 형성하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2000달러선 회복 역시 이러한 기술적 매수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엑스알피다.
코인게이프와 데리빗에 따르면 이날 만기되는 XRP 옵션 규모는 약 2700만달러다. 전체 풋·콜 비율은 0.90이지만 최근 24시간 기준으로는 1.4까지 상승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대 고통 가격은 1.40달러로 당시 시장 가격인 1.31달러를 웃돈다.
시장에서는 최근 상승 배경으로 고래 투자자들의 매집, 기관 자금의 순환 이동, 파생상품 시장의 매수세 확대를 꼽고 있다. 실제 XRP 가격은 최근 24시간 동안 3% 이상 상승했다. 특히 옵션 시장에서는 6월 만기 기준 1.60달러 행사가격 콜옵션 수요가 늘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9월 만기 기준 3.40달러 행사가격에도 베팅하고 있다.
이번 옵션 만기는 단순한 파생상품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연장 소식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일부 회복시켰지만 미국 PCE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PCE 상승률은 JP모건 UBS 등 월가 주요 기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의 인플레이션 둔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장에는 낙관론과 신중론이 동시에 존재한다. 롱포지션과 숏포지션 청산 규모도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어 아직 어느 한 방향으로 확실한 우위가 형성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옵션 만기 이후 현물시장 반응에 쏠릴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비트코인과 엑스알피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반등 기대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더리움에서는 여전히 방어적 포지션이 적지 않다. 시장은 이번 옵션 만기를 통해 하반기 디지털자산 시장의 첫 방향성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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