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프랑스 금융시장감독청(AMF)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인 미카(MiCA) 시행 시한을 앞두고 디지털자산 기업들에 경고 메시지를 냈다. 오는 6월말까지 정식 운영 허가를 취득하지 못할 경우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법적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마리안 바르바-라야니 프랑스 금융시장감독청 청장은 기자들과 만나 “허가 신청 절차를 마무리하는 일이 매우 시급해졌다”며 “EU 시한까지 인가를 받지 못한 기업이 계속 유럽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할 경우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형사 조치를 포함한 집행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카 시행 앞두고 무허가 영업 단속 강화
이번 경고는 EU가 추진하는 미카 규제가 오는 6월30일부터 사실상 전면 적용되는 데 따른 것이다. 미카는 디지털자산 발행과 거래·수탁 서비스 등 디지털자산 산업 전반에 대한 통합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2023년 도입됐다. 각 회원국 규제기관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이를 기반으로 EU 27개국 전체에서 영업할 수 있는 ‘패스포트’ 권한이 부여된다.
유럽 규제당국은 이미 허가를 받지 못한 사업자들에 대해 ‘질서 있는 사업 종료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이 아직 인가 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면서 규제당국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회원국 간 인가 기준 차이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일부 국가의 빠른 허가 속도로 규제 차익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특히 몰타의 인가 절차는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의 점검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바르바-라야니 청장은 다른 회원국이 발급한 라이선스라도, 프랑스가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자국 내 패스포트 효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그런 상황은 유럽 전체 규제 체계의 심각한 실패를 의미할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의 규제 기조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EU가 미카를 통해 디지털자산 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와 제도권 편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담은 ‘지니어스(GENIUS) 법안’과 디지털자산 분류 체계 정비를 목표로 하는 ‘클래리티(CLARITY) 법안’ 논의가 이어지면서 규제 명확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고가 사실상 최종 통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카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 허가를 취득한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유럽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준비가 미흡한 기업들은 유럽 사업 축소 또는 철수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르바-라야니 청장은 “이제는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다”며 “유럽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려는 기업이라면 규제 준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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