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여야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제도화를 위한 정책 공약을 공개하며 디지털자산 투자자 표심 공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마련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산업 육성과 세제 정책 등 세부 방향에서는 차이를 드러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각각 정책공약집을 공개했다. 양당은 공통적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필요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적 기반 구축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스테이블코인·ETF 제도화 추진
우선 민주당은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과 시장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은 공약집에서 “대한민국을 디지털자산 허브로 만들겠다”며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에 대한 규율체계를 신속히 마련하고,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과 국가 차원의 산업 육성 로드맵 수립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추진과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토큰증권(STO) 발행·유통 활성화 방안이 핵심 공약으로 포함됐다.
하나금융, 미래에셋, 한화 등 주요 금융그룹이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을 잇따라 인수하며 스테이블코인, STO, 커스터디 등의 인프라 협력을 넓히는 가운데, 정치권의 관련 공약까지 뒷받침된다면 시장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민간 중심 실증사업 확대와 규제 간소화, 블록체인 특구 실효성 강화 등을 통해 디지털자산 혁신서비스를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다만 과거 규제 샌드박스와 블록체인 특구 정책이 반복적인 연장과 소규모 실증 사업 수준에 머물며 시장 체감 효과가 크지 않았던 만큼, 이번 공약이 실제 국내 사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현물 ETF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처럼 시장이 실제로 원하는 정책이 공약에 포함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과거에도 규제 완화나 특구 활성화가 여러 차례 추진됐지만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체감 변화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구체적인 입법과 실행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과세 놓고 여야 온도차…국힘 “폐지” vs 민주 “신중”
시장 진흥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민주당이지만,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디지털자산 과세’에 대해서는 따로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현재 민주당은 해당 과세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 역시 정부 기조에 발을 맞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디지털자산 소득세 폐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최근 과세와 관련해 업계 및 투자 현장을 직접 찾아 의견을 수렴하며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태에서 과세부터 강행하는 것은 정책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하며, ‘선(先) 제도 정비, 후(後) 과세’ 기조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의 최대 쟁점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문제를 두고 강제적 규제가 아닌 기업공개(IPO) 유도, 글로벌 진출 지원 등 진흥책을 내놓은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규제를 강조하는 민주당과 확실한 차별점을 두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디지털자산 법제화로 안전한 투자 환경을 만들겠다”며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통해 가상자산사업자의 진입·영업 규제를 마련하고 거래지원 규정과 자본시장 수준의 공시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8000선을 돌파하는 등 대내외적 관심이 국내 증시에 집중된 상태”라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치적 빅이벤트(선거)가 없는 내년이 규제 정비나 과세 관련 부담을 덜고 추진할 적기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야당이 핵심 공약으로 디지털자산 과세 폐지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과세 시행 시점이나 제도 보완 여부를 둘러싼 여야 간 충돌 가능성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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