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 리스크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전망을 주시하는 가운데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금값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중동 긴장 완화 기대와 안전자산 매수세가 맞물리며 소폭 하락했다.
중동 긴장 속 달러 강세 지속

27일(현지시각) 외환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주요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98.909를 기록하며 전장 대비 0.071포인트(0.07%) 상승했다. 장중 한때 99선 회복을 시도하며 이틀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 가능성을 주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운송 정상화 관련 이란 국영방송 보도를 부인하면서 지정학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됐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며 달러화는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유로화는 1.163달러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고 영국 파운드화 역시 1.343달러로 0.11% 내렸다. 스위스프랑 대비 달러 가치는 0.13% 상승했다.
특히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달러·엔 환율은 159.51엔까지 상승하며 일본 외환당국 개입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160엔 부근에 근접했다.
유진 엡스타인 머니코프 북미 구조화총괄은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은행(BOJ)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과거에도 개입 이후 시장이 다시 엔화 약세를 압박했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7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뉴질랜드달러 급등…호주달러는 약세
주요 통화 가운데 뉴질랜드달러(키위)는 가장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부적으로 금리 인상 의견이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에 뉴질랜드달러는 미달러 대비 1.11% 상승한 0.59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호주달러는 4월 물가상승률 둔화 영향으로 0.35% 하락한 0.714달러로 밀렸다. 특히 호주달러·뉴질랜드달러(AUDNZD) 환율은 하루 동안 1.39% 급락하며 약 10년 만의 최대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 하락… “이란 변수, 경제지표보다 중요”

채권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가능성이 일부 안도감을 제공하며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81%로 전장 대비 0.010%포인트(-0.22%) 하락했다. 장중에는 4.45%대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이후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재무부는 700억달러 규모 5년물 국채 입찰을 진행했으며 응찰률은 2.34배로 장기 평균 수준에 부합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5.009%로 내려왔다. 연준 정책 기대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 역시 4.033%로 하락했다.
가이 르바스(Guy LeBas) 재니(Janney) 수석 채권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경제지표보다 이란 관련 상황을 더 중요한 인플레이션 변수로 보고 있다”며 “중동 갈등이 유가와 물가 전망을 좌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8일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내구재 주문 그리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 역시 향후 금리 경로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금값 3거래일 연속 하락… “금리 인상 가능성 부담”

금 시장에서는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매도세가 이어졌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453.474달러로 53.546달러(1.19%) 하락했다. 금 가격은 최근 3거래일 동안 약 2% 하락하며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다우존스뉴스와이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는 12월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 40% 수준까지 반영됐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 보유의 기회비용을 높이기 때문에 금값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은 온스당 4447.50달러로 1.2% 하락 마감했고 은 가격 역시 2.2% 급락한 온스당 74.599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준 긴축 우려와 달러 강세가 금 시장의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향후 미국 물가지표 결과와 미국·이란 협상 진행 상황 그리고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안전자산 시장 방향성을 점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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