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악화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베선트 장관의 대응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국채시장은 최근 12주간 이어진 미국·이란 전쟁 이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 기간 0.5%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진 점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현재 가장 큰 금융시장 시험대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취임 이후 미국 국채와 증시, 일본 엔화, 아르헨티나 페소 시장 안정에 적극 개입하며 ‘변동성 판매자(volatility seller)’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베선트 장관을 두고 “그는 시장을 안정시킨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채시장은 쉽게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재무부의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국 재무부가 초장기 국채 발행을 줄이거나 특정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이런 조치가 오히려 시장 불안을 자극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캐트램본 DWS아메리카 채권 부문 책임자는 “채권시장이 이란 전쟁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베선트 장관에게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물 금리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려면 중동 갈등 완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정상화 또는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는 이른바 ‘베선트 풋(Bessent Put)’에 대한 시장 기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재무부가 단기채 중심으로 발행 구조를 조정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뜻한다.
하지만 그는 “재정적자 확대와 에너지 가격 충격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쉽게 인하하기 어렵다”며 정책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는 2주 전 발표에서 2023년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시장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2일 금리 상승을 “일시적(transient)”이라고 평가하며 중동 전쟁이 끝나면 물가 우려도 빠르게 진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 재정적자 확대 역시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보고 있다. 국방비 증가와 관세 수입 감소 영향으로 미국 재정적자는 올해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롭게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상당수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스티븐 젱 도이체방크 금리 전략가는 “재무부의 대응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정례 일정 외에 국채 발행 전략을 바꾸면 오히려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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