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대형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을 대거 빼내고 있는 반면, 하이퍼리퀴드(HYPE)나 엑스알피(XRP) 등 특정 알트코인으로는 자금을 발 빠르게 이동시키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서 자금이 전면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멘텀을 가진 테마로 돈이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25일(현지시각)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만 10억 달러(약 1조 5000억원)가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더리움 ETF에서도 2억 1500만달러(약 3225억 원)가 추가로 빠져나갔다. 가상자산 시장을 지탱하던 두 거대 축에 대한 기관들의 투자 열기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형주 빠진 자금, 신생 ‘HYPE’와 엑스알피·솔라나로 이동
그러나 채권이나 주식시장으로의 급격한 자금 이탈이라기보다는 시장 내부의 ‘판도 변화’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트코인을 판 돈이 유망 알트코인 상품으로 정밀하게 재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수혜주는 탈중앙화 거래 플랫폼 하이퍼리퀴드의 자체 토큰인 ‘하이퍼(HYPE)’다. 비트와이즈(Bitwise)와 21셰어즈(21Shares)가 최근 출시한 HYPE 현물 ETF 상품에는 지난 한 주 동안에만 총 7238만 달러(약 108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리플(XRP)과 솔라나(SOL) ETF에도 각각 2200만 달러(약 330억원), 1560만 달러(약 234억원)의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대형코인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티모시 미시르 BRN 리서치 책임자는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서 자금이 일률적으로 빠져나간 것이 아니다”라며 “이미 투자자가 몰려 무거워진 대형주 비중을 줄이는 대신, 새로운 내러티브(서사)와 성장성을 가진 자산으로 자금을 순환시키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진짜’가 된 하이퍼 열풍… 실물자산(RWA) 선물 거래 플랫폼 부각
최근 HYPE ETF로 자금이 몰린 것은 이 토큰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와 탄탄한 펀더멘털이 맞물린 결과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HYPE 토큰 가격은 최근 열흘 사이에만 38달러에서 63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한 달간 상승률은 무려 59%에 달한다. 박스권에 갇혀 같은 기간 1% 상승에 그친 비트코인을 압도하는 성적이다.
단순한 투기성 랠리가 아니라는 점도 기관들을 이끄는 요소다.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탈중앙화 플랫폼인 하이퍼리퀴드는 최근 7일 동안 1320만 달러(약 198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리며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 중 5위에 올랐다. 테더(USDT)나 서클(USDC) 같은 대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바짝 추격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서클, 코인베이스와의 협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USDC를 본격 도입하기로 하면서 매출 확대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특히 올해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하이퍼리퀴드 플랫폼 내의 ‘HIP-3’ 시장이 크게 주목받았다. 이곳에서는 전통 금융자산인 원유, 금, 미국 주가지수 등 실물자산(RWA)과 연동된 무기한 선물이 거래되는데, 최근 미결제약정이 주간 기준 26억 달러(약 3조 9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만큼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아르테미스(Artemis)는 “주식 무기한 선물, 비상장 주식 거래(pre-IPO), 예측 시장 등은 이제 막 성장의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라며 “하이퍼리퀴드는 이러한 구조적 성장 모멘텀을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해 가고 있으며, 이것이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대신 알트코인 ETF로 눈을 돌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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