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뉴욕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장중 급락 이후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하며 혼조세 속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과 대규모 롱 포지션 청산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됐다고 밝히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다.
23일(현지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5700억달러로 전일 대비 1.22% 상승했다. 시장 대표 지수인 CMC20 지수는 156.28을 기록하며 1.72% 올랐다. 다만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 탐욕·공포 지수는 38을 기록하며 ‘공포(Fear)’ 구간에 머물렀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40으로 여전히 비트코인 중심 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비트코인 장중 7만7000달러 회복…급락 뒤 반등 전환
비트코인(BTC)은 장 초반 7만4255달러까지 밀리며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7만7074.44달러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1.56%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조5443억달러 수준이다.
이더리움(ETH)은 2140달러로 3.43% 상승했고, 엑스알피(XRP)는 1.36달러로 2.03% 올랐다. 솔라나(SOL)는 86.76달러로 2.24% 상승했으며. 바이낸스코인(BNB) 역시 659.20달러로 1.08% 상승했다. 반면 도지코인(DOGE)은 0.1044달러로 상승폭이 제한됐고 최근 강세를 이어왔던 하이퍼리퀴드(HYPE)는 단기 변동성 확대 속에서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은 한때 비트코인이 7만5000달러 지지선을 하회하자 투매 양상을 보였다. 이날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 약 9억4100만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롱 포지션 청산 규모는 약 8억7000만달러에 달해 상승 베팅 투자자들의 손실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관련 청산 규모는 3억7800만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더리움 역시 2억5500만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종료됐다. 특히 비트겟(Bitget) 거래소에서는 단일 비트코인 스왑 포지션 3240만달러 규모가 청산되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규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의회의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디지털자산 현물시장 규제 체계가 정비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 변수와 수급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TF 자금 유출과 기관 매도 압력 확대
당초 시장 약세 배경에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이 자리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총 22억6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번 주 유출 규모만 12억6000만달러에 달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주간 순유출 기록 중 하나로 집계됐다.
훌리오 모레노 크립토퀀트 리서치 총괄은 “비트코인 현물 수요가 올해 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며 “7만5000달러 부근은 기술적으로도 중요한 구간이었다”고 분석했다.
기관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 역시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코인글래스 데이터 기준 해당 지수는 0.085%까지 하락하며 한 달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우위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닉 럭 LVRG 리서치 디렉터는 “최근 흐름은 기관들의 차익실현과 포지션 재조정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당분간 주요 디지털자산의 상승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란 평화 협상’ 발언에 위험자산 심리 개선
다만 시장은 장 후반 들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관련 평화 협상이 상당 부분 타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히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그리고 여러 국가 간 평화 관련 양해각서가 대부분 협상됐다”며 “호르무즈 해협도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도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 이후 국제유가 상승 우려가 완화됐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완화 가능성이 단기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ETF 자금 흐름과 미국 금리 전망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 이후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중동 리스크 완화와 저가매수세 유입이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이 7만7000달러선을 중심으로 재차 방향성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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