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의회의 클래리티법안(Clarity Act)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구조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존 ‘보유만 해도 이자를 주는’ 구조 대신 인공지능(AI) 기반의 규제 준수형 수익 서비스 시장이 새롭게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클래리티법은 디지털자산서비스제공자(DASP)가 단순 보유만으로 발생하는 이자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 제404조가 핵심이다.
조 볼로노 STBL 최고운영책임자(CCO)는 코인데스크 인터뷰에서 “이번 법안은 시장을 ‘보유하고 수익 얻기(hold-to-earn)’ 구조에서 ‘활용해 수익 얻기(use-to-earn)’ 구조로 전환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환경 아래에서는 유휴 자산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규제를 준수하는 ‘수익 서비스(yield-as-a-service)’ 산업이 새롭게 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클래리티법안은 이미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다. 향후 상원 전체 표결과 하원 조율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오는 7월 중 최종 표결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안이 시행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 구분이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이 부분이 기관투자가 진입 확대의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볼로노는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대규모 자본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며 “그것이 진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법안이 미국 내 최초의 종합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거래소와 브로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디파이 플랫폼 운영 기준이 명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볼로노는 앞으로 AI가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중간 인프라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규제 환경 아래 자금 흐름과 담보 관리, 대출, 자산 운용 등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디파이 인프라, 담보 관리 플랫폼, 자동화 재무 서비스, 대출 시장, 보상 시스템 등이 주요 수혜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컨트랙트와 오라클, API 기반 인프라 등 기존 블록체인 기술 스택이 이미 상당 부분 구축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규제 준수형 금융 흐름의 오케스트레이션 계층이 될 수 있다”며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논의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은행권과 크립토 업계의 긴장도 부각됐다. 은행들은 예금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볼로노는 이런 우려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명한 기존 금융회사들은 경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은행이 반드시 시장 점유율을 잃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은행들이 준비금을 담보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규제 체계 안에서 수익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STBL은 자신들을 ‘스테이블코인 2.0’ 기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기존 중앙화 발행 모델 대신 실물자산(RWA)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을 사용자와 공유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볼로노는 “생태계에 가치를 제공한 사용자들이 수익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클래리티법이 명확히 보여주는 것은 ‘머니 애즈 어 서비스(Money-as-a-Service)’ 시대가 시작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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