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타결 기대를 키웠던 보도를 둘러싸고 가짜뉴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지정학 뉴스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정보 신뢰성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각)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 영어 계정(Al Arabiya English)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이란 협상 관련 허위 보도가 자사 이름을 인용해 확산됐다”고 밝혔다.
알아라비야는 “이란 매체들이 미국·이란 협상 관련 부정확한 내용을 알아라비야 보도로 돌리고 있다”며 “합의가 이뤄졌다는 보도는 조작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증 없이 알아라비야를 출처로 인용한 것은 저널리즘 원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중재 아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항행 보장, 단계적 제재 완화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확산됐다.
이란 매체 ILNA 통신은 텔레그램을 통해 양국이 사실상 합의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급락 반전했고 뉴욕증시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3% 넘게 하락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다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밀렸다. S&P500과 나스닥지수도 상승 마감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정보 혼선 자체가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드 필로우즈(Ted Pillows) 시장분석가는 X에 “미국 증시 마감 직전 알아라비야가 해당 뉴스가 허위라고 밝혔다”며 “하지만 이미 시장은 상승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수한 시장 조작처럼 보인다”며 “현재까지는 시장에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 지정학 뉴스 한 줄에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고농축 우라늄 해외 반출을 거부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오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반면 이후 휴전 기대 뉴스가 나오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살아났다.
시장에서는 중동 관련 속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금융시장에 즉각 반영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국제유가, 미국 연준 정책,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모두 연결된 상황에서 작은 뉴스 하나가 시장 가격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타결 단계에 들어섰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고농축 우라늄 제거를 핵심 협상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제재 해제와 전쟁 배상,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공식 발표 여부와 실제 휴전 진전 상황이 국제유가와 글로벌 증시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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