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하면서다. 연준 인사들은 반복되는 공급 충격이 장기적으로 물가 기대심리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연설에서 “기업과 소비자들이 반복되는 공급 충격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는지가 연준 정책 방향의 핵심 변수”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5년 넘게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른 공급 충격이 인플레이션 기대의 ‘앵커(anchor)’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공급망 차질이나 지정학적 변수로 인한 일시적 물가 상승에 대해 금리를 즉각 조정하기보다 추이를 지켜보는 이른바 ‘룩스루(Look Through)’ 전략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연준 내부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다음 정책 변화가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킨 총재는 특히 미국 경제가 과거보다 공급 충격에 더 취약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정학 갈등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분절,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정부 부채 증가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는 공급 충격이 더 자주 발생하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통화정책 수준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바킨 총재는 “현 시점의 금리 수준은 노동시장과 물가 위험을 동시에 관리하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현재 2026년 말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일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킨 총재는 연설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물가와 고용 모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인플레이션은 다음 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5년 동안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 상황이 이어졌고 반복되는 공급 충격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최근 실업률 지표 자체는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기업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인들을 만나면 거의 모두가 인공지능(AI)과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