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 감독 강화를 담은 행정명령 서명을 돌연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AI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규제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산업 감독 권한을 확대하는 행정명령 서명을 예정 직전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그 조치가 미국 AI 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미국의 선두 지위를 방해하는 어떤 행동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행정명령에는 주요 AI 기업들이 첨단 모델을 정부에 사전 공개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었다. 국가안보·사이버보안 당국과 기술기업들이 함께 소프트웨어 취약점과 잠재적 사이버 공격 위험을 점검하는 체계도 담길 계획이었다.
WSJ는 백악관이 AI 모델 고도화에 따른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앤스로픽(Anthropic)의 최신 AI 모델 ‘미소스(Mythos)’가 강력한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 능력을 보이며 우려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OpenAI) 역시 유사한 모델을 제한적으로 공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은 백악관 내부 AI 정책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강력한 AI 모델이 사이버 공격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감독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실리콘밸리와 친기업 성향 참모들은 과도한 규제가 미국 AI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색스다. 그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체계와 유사한 AI 규제 모델이 거론되자 “혁신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색스는 현재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의장과 AI·디지털자산(가상자산) 정책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WSJ에 따르면 당초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는 주요 AI 기업 경영진들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백악관은 행사 직전 기업 측에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같은 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경제 충격 대응 정책 마련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AI 정책 방향이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WSJ는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의회 차원의 입법 압력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현재 백악관이 검토 중인 AI 정책 틀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