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을 선의에 기반해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워싱턴에 대해서는 깊은 의심과 불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삼아 복수의 메시지를 교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각) 이란 관영매체 프레스TV(Press TV)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완전한 선의(good faith)’ 아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의 지난 1년 반 행적은 매우 나빴다”며 “이란은 깊은 의심과 불신 속에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가이는 현재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중재를 통해 복수의 메시지를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테헤란을 방문한 파키스탄 내무장관 역할에 대해 “양측 입장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최근 미국에 14개항 평화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스TV에 따르면 해당 제안은 전쟁 종식과 신뢰 구축 조치에 초점을 맞췄다.
이란 측은 동결 자산 해제와 이란 선박에 대한 압박 중단, 해상 활동 관련 제재 문제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이란은 핵문제보다 지역 충돌 중단이 우선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바가이는 “현재 단계에서 협상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을 끝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프로그램 문제는 이후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프로그램 제한과 농축우라늄 처리 문제를 핵심 협상 조건으로 내세우는 상황과 대비된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군사적 의도를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가이는 “우리 군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며 “상대방에 대해 조금의 신뢰나 선의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협상 대표도 미국이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란은 미국의 압박 전략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바가이는 “미국이 협상 시한이나 최후통첩을 설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란은 위협적 언사와 압박과 관계없이 자국 이익과 권리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다음 주 중국 주도로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중국이 안보리 순회의장국 자격으로 추진했으며 국제 평화와 안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이란 협상 향방이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