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모즈타바 이란 최고지도자가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핵합의 조건으로 우라늄 반출을 요구하는 가운데 이란이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중동 긴장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준무기급 수준 농축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로이터는 이란 고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란 체제 내부에서는 농축우라늄 재고를 국외로 보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핵협상 핵심 요구와 정면 충돌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당국자들도 로이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련 조치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서방 국가들은 이란이 사실상 핵무기 개발 수준에 가까운 60% 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핵무기 제조에는 일반적으로 90% 수준 농축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농축우라늄이 이란 밖으로 제거되고 탄도미사일 역량과 대리세력 지원이 중단돼야 전쟁이 끝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 사이에는 불안정한 휴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충돌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본격화됐다. 이후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지역을 겨냥했고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충돌도 확대됐다.
다만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 내부에서는 미국이 일시적 휴전을 통해 안심시킨 뒤 다시 공습에 나설 수 있다는 의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평화협상 대표도 “미국이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명백하고 숨겨진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적절한 답변을 얻기 위해 며칠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핵협상 관련 긴장이 국제유가와 중동 지정학 리스크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이란 소식통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농축우라늄을 희석하는 방식 등 “실현 가능한 해법”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IAEA는 이란이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 당시 60% 농축우라늄 약 440.9㎏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3월 해당 물질 상당량이 이스파한 핵시설 지하 터널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일부는 나탄즈 핵시설에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의료용과 연구용 원자로 운영을 위해 일정 수준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