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21일 시장은 ‘안도’와 ‘경계’가 동시에 흐른 하루였다.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 소식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반등했고, 코스피는 단숨에 7800선을 되찾았다. 디지털자산 시장도 비트코인이 7만8000달러(약 1억1726만원) 부근까지 올라서며 반등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만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이날 투자자들이 주목한 변수는 금리와 경기 지표였다. 국내에서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2.5%, 전년 대비 6.9% 오르며 물가 부담을 다시 키웠고, 장중 5년물 국고채 입찰도 있었다.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단기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코스피 반등 명분이 생겼고, 기관 매수세가 여기에 불을 붙였다.
해외에서는 전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회의록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계속 웃돌 경우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는 기류가 확인됐다. 회의록에 따르면 다수 참석자는 고물가 장기화 위험을 언급했고, 일부는 향후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울어 보이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도 선호했다.
코스피, 삼성전자 합의에 반도체가 끌어올렸다
국내 증시는 분위기를 크게 뒤집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6.64포인트, 8.42% 오른 7815.5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7486.37로 강세 출발한 뒤 장중 상승폭을 키웠다.
수급은 기관이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6578억원, 외국인은 2316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2조894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돌아온 장은 아니었지만, 기관 매수만으로도 대형주 반등을 이끌기에는 충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강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51% 오른 2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1.17% 급등한 194만원에 장을 마감했고, SK스퀘어도 14.58% 뛰었다. 삼성전자우는 5.62% 올랐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기, 삼성생명, HD현대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반등의 핵심 재료는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안에는 성과급 체계 개편,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자사주 지급 확대, 총 6.2% 임금 인상 등이 담겼다. 21일부터 예정됐던 총파업도 별도 지침 전까지 유보되면서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단기 불확실성이 낮아졌다.
코스닥도 4% 넘게 뛰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90포인트, 4.73% 오른 1105.97에 마감했다. 개인은 258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47억원, 1386억원을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0.36%, 에코프로는 9.35%,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6.46% 급등했다. 반면 알테오젠과 HLB는 하락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7원 내린 1503.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 7만8000달러 근접⋯알트코인은 선별 반등
디지털자산 시장도 반등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 비트코인은 7만7966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24시간 기준 1% 안팎 상승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6000억달러(약 3909조원)로 1.19% 늘었고, CMC20 지수도 1.08% 올랐다. 다만 공포·탐욕 지수는 41로 ‘중립’에 머물렀다.

시가총액 상위 디지털자산도 대체로 올랐다. 비트코인(BTC)은 24시간 기준 0.88%, 이더리움(ETH)은 0.35% 상승했다. 비앤비(BNB)는 1.70%, 엑스알피(XRP)는 1.09%, 솔라나(Solana·SOL)는 2.51%, 트론(TRON·TRX)은 0.80%, 도지코인(DOGE)은 2.39% 올랐다. 테더(USDT)는 보합권이었고 USD코인(USDC)은 0.01% 내렸다. 상위권에서는 하이퍼리퀴드(HYPE)가 20.59% 급등하며 가장 강했고, 지캐시(ZEC)도 15.24% 상승했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40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중심 장세가 완전히 깨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부 종목으로는 분명히 매수세가 이동했다. 평균 디지털자산 RSI는 52.59로 중립권에 머물렀다. 시장 전체가 과열됐다기보다는 낙폭이 컸던 종목과 모멘텀이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 반등이 나타난 흐름이었다.
파생시장에서는 CME 선물 가격도 현물과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CME 비트코인 5월물은 7만8085달러 380달러, 0.49% 올랐다. 6월물은 7만8580달러로 0.72%, 7월물은 7만8995달러로 0.79% 상승했다. 이더리움 5월물은 2140.50달러로 0.05% 올랐고, 6월물도 2150.50달러로 0.02% 상승했다.
다만 매크로 환경은 위험자산에 완전히 우호적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달러인덱스(DXY)는 98.847로 소폭 약세를 보였지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80%, 30년물 금리는 5.114% 수준에 머물렀다.
ETF는 나흘째 유출⋯반등의 질이 시험대에 섰다
국내 증시, 디지털자산 시장의 반등과 달리 ETF 수급은 식었다. 소소밸류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기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7047만달러(약 1059억원) 순유출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에서도 2814만달러(약 423억원)가 빠져나갔다. 이로써 비트코인, 이더리움 ETF 모두 지난 15일부터 4거래일 연속 순유출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4거래일 누적 기준으로는 비트코인 ETF에서 13억4070만달러(약 2조156억원), 이더리움 ETF에서 1억8630만달러(약 2801억원)가 빠져나갔다. 합산하면 15억달러(약 2조2551억원)가 넘는 기관 자금이 디지털자산 ETF 시장에서 이탈한 셈이다. 특히 비트코인 ETF에서는 블랙록 IBIT에서만 하루 6145만달러(약 924억원)가 유출됐고, 피델리티 FBTC에서도 1012만달러(약 152억원) 순유출이 나타났다. 이더리움 ETF 역시 블랙록 ETHA와 피델리티 FETH에서 자금이 빠졌다.
다만 ETF 시장의 유동성이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이날 기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 거래대금은 13억6000만달러(약 2조444억원)였고, 이더리움 ETF 거래대금도 3억5041만달러(약 5268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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