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핀테크 및 디지털자산 기업의 결제망 접근을 허용할 수 있는 제한적 형태의 마스터 계좌 도입을 추진한다. 은행 중심으로 운영돼 온 연준 지급결제 인프라에 비은행 금융기관도 일정 조건 아래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결제 및 청산 목적에 특화된 ‘지급 계좌(payment account)’ 도입안에 대해 공개 의견 수렴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당 계좌는 법적으로 자격을 갖춘 금융기관이 연준 결제 시스템을 통해 직접 결제와 청산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준은 “결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다양한 사업모델을 가진 금융기관들이 비용 절감과 결제 속도 향상을 위해 연준 지급결제 서비스 직접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연방예금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관”이라고 덧붙였다.
제한적 접근 허용… 신용·이자 혜택은 제외
이번 제안은 이른바 ‘스키니 마스터 계좌(skinny master account)’ 논의를 공식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조치다. 블룸버그는 “핀테크 기업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연준 지급결제 시스템 직접 접근의 다음 단계”라고 전했다. 앞서 크라켄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에서 제한적 목적 계좌를 승인받은 바 있다.
다만 이번 계좌가 기존 은행 수준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계좌 보유 기관은 일중대출이나 재할인창구를 이용할 수 없고, 연준 예치금에 대한 이자도 받을 수 없다. 자동 초과인출 방지 장치가 적용된 결제 서비스에만 접근할 수 있다.
디지털자산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Tier 3 기관에 대한 처리다. Tier 3는 연준이 2022년 만든 ‘마스터 계좌 접근 심사 프레임워크’에서 가장 규제가 약하고 리스크가 높다고 보는 금융기관 분류다. 엘리노어 테렛 폭스 비즈니스 기자는 이에 대해 엑스(옛 트위터)에 “대부분의 크립토 기업은 Tier 3로 분류된다”며 “연준이 프레임워크를 확정하는 동안 각 지역 연은에 Tier 3 마스터 계좌 접근 요청에 대한 결정을 오는 12월까지 일시 중단하도록 권고했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이번 제안에 대해 “보호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 부의장은 “연준이 직접 감독하지 않는 기관의 계좌가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장치가 부족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