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월가 주요 증권사들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기업을 단순 거래 플랫폼이 아닌 AI 인프라·자본시장·금융 운영 플랫폼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비트디어(Bitdeer), 디파이 테크놀로지스(DeFi Technologies), 스트라이브(Strive), 제미니(Gemini) 등이 대표 사례로 제시됐다.
벤치마크(Benchmark), TD코웬(TD Cowen), 미즈호(Mizuho) 등 월가 증권사들은 디지털자산 기업들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들은 시장이 여전히 이들 기업을 단순 거래업체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일(현지시각) 더블록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디지털자산 기업들의 사업 구조가 AI 인프라, 자본시장 운영, 청산 시스템, 구조화 금융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팔머 벤치마크 애널리스트는 비트디어(BTDR)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27달러를 유지했다. 그는 비트디어가 미국, 노르웨이, 부탄, 에티오피아,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에 걸쳐 약 3기가와트 규모의 글로벌 전력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 전력 인프라 자체가 시장 평가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르웨이 타이달(Tydal) 프로젝트는 엔비디아(Nvidia) AI 인프라 기준에 맞춘 180메가와트급 AI 코로케이션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팔머는 비트디어가 투자등급 수준의 잠재 고객과 임대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실제 계약 체결 시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디어는 올해 1분기 매출 1억889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7010만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다만 인프라 확대 비용과 전력 비용 증가로 1억595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디파이 테크놀로지스(DEFT)에 대해서도 구조적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벤치마크는 목표주가를 기존 3달러에서 2달러로 낮췄지만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요한 와텐스트롬 디파이 테크놀로지스 CEO는 회사를 단순 자산운용사가 아닌 “디지털자산 수직 통합 자본시장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핵심은 자체 커스터디(수탁) 시스템 구축이다. 회사는 올해 3분기 말 자체 수탁 솔루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와텐스트롬 CEO는 실물자산토큰화(RWA),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 시장이 성장할수록 자체 커스터디 인프라 가치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관 대상 OTC 거래 자회사인 스틸먼 디지털(Stillman Digital)은 1분기 거래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2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트라이브는 비트코인 축적 전략으로 주목받았다. TD코웬은 스트라이브(ASST) 목표주가를 기존 26달러에서 3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스트라이브가 추진 중인 일일 배당 구조의 영구우선주 ‘SATA’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평가했다. 월 단위 배당 대신 매일 균등하게 배당을 지급해 변동성을 낮추고 기관투자가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스트라이브는 올해 1분기 기준 1만3628BTC를 보유 중이다. TD코웬은 2026년 비트코인 수익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1.3%에서 26.1%로 상향했다.
미즈호는 제미니(GEMI)에 대해 목표가를 기존 12달러에서 10달러로 낮췄지만 ‘아웃퍼폼’ 의견을 유지했다.
댄 돌레브 미즈호 매니징디렉터는 시장이 제미니의 사업 변화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거래량이 50% 이상 감소했음에도 제미니 거래 수익이 거의 유지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단순 현물 거래 의존도를 줄이고 신용카드 사업, 예측시장, 청산 인프라 등 안정적 수익원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더블록에 따르면 제미니의 신용카드 사업은 1분기 전체 순매출의 약 30%를 차지했다. 예측시장 거래량은 1억 계약을 넘어섰다.
돌레브는 제미니가 청산기관(DCO)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단순 거래소가 아닌 청산·데이터·AI 기반 금융 운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디지털자산 기업들이 거래 수수료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AI 데이터센터, 커스터디, 청산, 스테이블코인, 자본시장 운영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며, 밸류에이션 조정 압박도 이어지고 있어 시장의 본격적 재평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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