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19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 3% 넘게 밀렸고,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7만7000달러선을 간신히 지켰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서 하루 7억달러(약 1조559억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날 시장이 주목한 변수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한일 정상회담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에너지 협력, 이란 전쟁, 양국 관계 발전 등을 의제로 다뤘다.
다른 하나는 미국 금리 이벤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19일에는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발언, 20일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정책 패널,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가 예정돼 있다. 같은 날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도 예정돼 있어 장기금리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도 폭탄⋯ 코스피 7271선 후퇴
국내 증시는 방어에 실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4.38포인트, 3.25% 내린 7271.6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7425.66으로 약세 출발한 뒤 낙폭을 줄이지 못했다. 장 초반부터 외국인 매물이 쏟아졌고, 개인과 기관 매수로는 흐름을 되돌리기 어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조6312억원, 기관은 526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6조285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대형주는 대부분 약했다. 삼성전자는 1.96% 내린 27만5500원, SK하이닉스는 5.16% 하락한 174만5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우도 2.32% 밀렸다. SK스퀘어는 6.68%, 현대차는 8.90%, 두산에너빌리티는 5.44%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기, HD현대중공업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예외는 방산주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81% 오른 12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긴장과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방산주는 지수 급락장 속에서도 피난처 역할을 했다.
코스닥도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73포인트, 2.41% 내린 1084.36에 마감했다. 개인이 103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1억원, 658억원을 순매도했다. 알테오젠은 2.52% 올라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강세를 보였지만, 에코프로비엠은 4.20%, 에코프로는 4.10%,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0.72%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5원 오른 1508.4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 1500원대와 외국인 매도, 장기금리 상승이 동시에 겹치며 국내 위험자산 심리를 눌렀다.
비트코인 7만7000달러 방어전
디지털자산 시장도 뚜렷한 반등을 만들지 못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7만7021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24시간 기준으로는 0.11% 올랐지만, 7일 기준으로는 4.72% 하락했다. 가격은 버텼지만 분위기는 가볍지 않았다. 7만6000달러대까지 밀린 뒤 7만7000달러선을 되찾았지만, 매수세가 강하게 붙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더리움은 2132달러로 24시간 기준 0.61% 상승했다. 다만 7일 기준 낙폭은 6.73%였다. 비트코인보다 주간 조정 폭이 컸고, ETF 자금 유출도 겹치며 기관 수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모습이었다.

상위 알트코인은 희비가 엇갈렸다. 비앤비(BNB)는 642달러로 24시간 기준 0.32% 올랐고, 도지코인(DOGE)은 0.1048달러로 0.52% 상승했다. 트론(TRX)은 0.3562달러로 0.19% 올랐다. 반면 엑스알피(XRP)는 1.38달러로 0.29% 하락했다. 솔라나(Solana·SOL)는 85.10달러로 24시간 기준 0.35% 상승했지만, 7일 기준으로는 10.99% 급락해 주간 낙폭이 두드러졌다.
약세장 속에서도 강한 종목은 있었다. 하이퍼리퀴드는 47.65달러로 24시간 기준 4.83%, 7일 기준 15.35%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권 대부분이 금리와 ETF 수급 부담을 소화하는 동안, 하이퍼리퀴드는 독자 강세를 보였다. 지캐시(ZEC)도 24시간 기준 6.35% 올랐다. 스테이블코인은 큰 변동 없이 움직였다. 테더(USDT)는 0.9992달러, 유에스디코인(USDC)은 0.9997달러수준을 유지했다.
달러·장기금리 상승, ETF 자금 유출까지
반등을 누른 건 매크로와 무관하지 않았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98.890으로 0.19% 상승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03%, 30년물 국채금리는 5.144%를 기록했다. 30년물이 5% 위에서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현물 ETF 시장에서도 자금이 빠졌다. 18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6억4864만달러(약 9779억원)가 순유출됐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8631만달러(약 1302억원)가 이탈했다. 두 자산을 합치면 하루 순유출 규모는 7억3495만달러(약 1조1081억원)다.

유출은 블랙록 상품에 집중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 IBIT에서는 4억4836만달러(약 6764억원)가 빠져나갔다. 이더리움 현물 ETF ETHA에서도 5540만달러(약 836억원)가 유출됐다. 피델리티 FBTC와 FETH에서는 각각 6342만달러(약 956억원), 1470만달러(약 222억원)가 빠졌고, ARK21셰어스 ARKB도 1억964만달러(약 1653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다만 거래가 식은 것은 아니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 거래대금은 31억4000만달러(약 4조7363억원), 이더리움 ETF 거래대금은 7억4240만달러(약 1조1190억원)로 집계됐다. 가격 조정 구간에서 기관들이 시장을 떠났다기보다, 포지션을 줄이고 다시 짜는 움직임에 가까웠다.
CME 선물은 반등했지만, 분위기는 아직 조심
CME 선물시장에서는 소폭 반등이 나타났다. 5월물 비트코인 선물은 7만7135달러(약 1억1636만원)로 240달러(약 36만2000원), 0.31% 올랐다. 6월물은 7만7430달러(약 1억1680만원)로 235달러(약 35만5000원), 0.30% 상승했다.
이더리움 선물도 올랐다. CME 5월물 이더리움 선물은 2136.50달러(약 322만2000원)로 12.50달러(약 1만8850원), 0.59% 상승했다. 6월물은 2145.50달러(약 323만6000원)로 12.50달러(약 1만8850원), 0.59% 올랐다.
다만 선물 반등만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현물 ETF에서는 자금이 빠졌고, 달러와 장기금리는 동시에 올랐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대규모로 이탈했다. 시장은 아직 “싸다”보다 “위험하다”는 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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