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코인베이스와 써클(Circle)과 체결한 새로운 USDC 수익 공유 계약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 예치 수익 일부가 발행사 대신 거래 프로토콜로 이동하면서 HYPE 토큰 수요를 키우는 반면 써클과 코인베이스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는 최근 코인베이스·써클과 협력해 USDC를 플랫폼의 공식 ‘정렬 기준 자산(Aligned Quote Asset·AQA)’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는 하이퍼리퀴드 네트워크 내 USDC 준비금 운용 역할을 맡고 써클은 발행·상환 및 크로스체인 인프라를 담당하게 된다.
“스테이블코인 이자도 디파이 몫”
시장 관심은 수익 배분 구조에 쏠리고 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하이퍼리퀴드가 플랫폼에 예치된 USDC 준비금 수익의 최대 90%를 가져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존에는 해당 수익 대부분이 USDC 발행사인 써클과 유통 파트너 코인베이스로 돌아갔지만 앞으로는 상당 부분이 하이퍼리퀴드 생태계로 이동하는 구조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를 스테이블코인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거래소와 디파이 프로토콜은 거래 수수료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했지만 앞으로는 스테이블코인 예치 자금 자체가 핵심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언 왓킨스 싱크라시캐피털 공동창업자는 “이번 코인베이스 협력은 하이퍼리퀴드의 올해 최대 발표일 수 있다”며 “하이퍼리퀴드는 이제 거래 수수료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수익까지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구조가 HYPE 토큰 가격에 장기적인 매수 압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급감할 수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예치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어 토큰 바이백 재원 역시 더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하이퍼리퀴드 내 USDC 규모는 약 5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왓킨스는 이를 바탕으로 연간 약 1억3500만~1억6000만달러 규모 수익이 하이퍼리퀴드와 HYPE 바이백에 활용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향후 스테이블코인 예치금이 더 늘어날 경우 연간 추가 수익 규모가 최대 5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HYPE 토큰은 최근 약세장 흐름 속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주일 기준 약 10% 상승하며 주요 암호화폐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써클·코인베이스 수익성 부담 커지나
반면 써클과 코인베이스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컴퍼스포인트 애널리스트 에드 엥겔과 마이크 도노반은 이번 계약으로 양사가 연간 최대 8000만달러 수준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감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현재 금리 수준 기준 하이퍼리퀴드 내 약 51억달러 규모 USDC는 연간 약 1억8000만달러 규모 총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에는 대부분이 써클과 코인베이스 몫이었지만 이제 상당 부분을 하이퍼리퀴드와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다른 디파이 프로토콜들도 유사한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폴리마켓(Polymarket)과 주피터(Jupiter) 등 주요 플랫폼들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준비금 수익 공유를 요구할 경우 업계 수익 구조 전반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재편 신호탄
아울러 이번 계약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재편 흐름과도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이 소수 대형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폴 하워드 윈센트 시니어디렉터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통합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일 수 있다”며 “더 적은 수의 스테이블코인과 단순화된 유동성 구조가 자금 흐름 효율성을 높이고 대형 스테이블코인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이 단순한 사업 제휴를 넘어 디파이와 스테이블코인 산업 간 권력 구조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코인데스크는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대규모 유동성을 보유한 거래 플랫폼과 디파이 프로토콜이 협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시장 질서가 재편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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