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국채금리가 장중 1년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뒤 상승폭을 반납하고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금값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반등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와 국제유가 급등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각)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8.692를 기록하며 전장 대비 0.31%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87%로 0.22% 내렸고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564.984달러로 0.56% 상승했다.
달러 강세 진정… “연준 긴축 가능성 재평가”

달러는 지난주 급등 흐름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유입되며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정세와 함께 연준의 정책 방향 변화를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09% 오른 1.1636달러를 기록했고 영국 파운드화는 0.66% 상승한 1.3409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가며 달러당 158.99엔까지 밀려 4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를 자극하면서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말 기준 연준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 47~51% 수준까지 반영하고 있다.
미하엘 프피스터 코메르츠방크 전략가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그동안 금리인상 가능성에 소극적이었지만 지난주 들어 연준의 보다 제한적인 통화정책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루 브리엔 DRW 트레이딩 시장전략가 역시 “투자자들은 새롭게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얼마나 독립적으로 대응할지 시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최근 금리인하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면서 정책 완화 기대는 크게 약화된 상태다.
국채금리 장중 급등 후 진정…10년물 4.65% 돌파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장기물 금리가 장중 급등세를 보였다가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659%까지 오르며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4.587%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장 초반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5.126% 수준으로 내려왔다.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는 국제유가 급등과 중동 지정학 리스크 영향이 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주변 선박 공격과 압류 우려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란에 대해 “미국의 평화 제안에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압박했고 이 발언 직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111달러를 넘어서는 급등 흐름을 나타냈다.
몰리 브룩스 TD증권 미국 금리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유가와 전쟁 뉴스에 따라 극단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며 “전쟁 종료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강한 방향성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나이절 그린 디비어그룹 CEO는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재정 악화 그리고 지정학 불확실성에 대해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0년물 국채 입찰 결과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채 입찰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만큼 투자심리 악화 여부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베일 하트먼 BMO캐피털마켓 미국 금리전략가는 “최근 몇 주간 국채 입찰에서는 적극적인 매수 수요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이번 20년물 입찰 역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금값 반등…안전자산 선호 재부각

국제 금 가격은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564.984달러로 0.56% 상승하며 다시 4560달러선을 회복했다.
금값은 지난주 미국 물가 지표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 그리고 달러 강세 영향으로 약 4% 급락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중동 긴장 지속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부각되며 매수세가 유입됐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란 역시 핵 프로그램 동결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이 외교적 돌파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동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금값 역시 당분간 지정학 리스크와 연준 정책 전망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초점은 유가와 연준으로 이동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흐름에 사실상 모든 시선이 집중된 상태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경우 연준이 금리인하를 장기간 미루거나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국제유가 안정 여부와 미국 장기 국채금리 흐름 그리고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정책 기조가 달러와 금 그리고 글로벌 채권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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