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비트코인이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글로벌 거시경제 불안 속에 7만6000달러선까지 밀리며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약세를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증시 조정과 국채금리 상승 그리고 국제유가 급등이 동시에 겹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18일(현지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5700억달러로 하루 동안 1.35% 감소했다. CMC20 지수는 155.65를 기록하며 1.75% 하락했고 시장 내 알트코인 강도를 보여주는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33으로 비트코인 우위 흐름이 이어졌다. 평균 디지털자산 RSI는 39.61로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으며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 탐욕·공포 지수는 40을 기록해 ‘중립’ 수준을 나타냈다.
비트코인 장중 7.6만달러선 후퇴…중동 리스크에 변동성 확대
비트코인(BTC)은 이날 한때 7만6000달러선까지 하락하며 최근 반등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전일 대비 1.61% 하락한 7만7002.30달러에 거래됐으며 주간 기준으로는 6.02% 내렸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2%를 기록하며 시장 자금이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에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7만6000달러까지 밀리며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약 7억2200만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다. 롱 포지션 청산 규모만 약 2억2300만달러에 달했으며 숏 청산 규모는 27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재차 부각된 점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이 ‘Hormuz Safe’라는 비트코인 기반 해상 보험 플랫폼을 공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다시 시장 변수로 떠올랐다.
이더리움·솔라나 약세…밈코인 낙폭 확대
주요 알트코인도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더리움(ETH)은 2.87% 내린 2124.87달러를 기록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9.16% 하락했다. 솔라나(SOL)는 1.63% 떨어진 85.24달러에 거래됐으며 최근 7일 기준 낙폭은 13.03%로 주요 코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엑스알피(XRP)는 2.02% 하락한 1.39달러를 기록했고 도지코인(DOGE)은 5.20% 급락한 0.1049달러까지 밀렸다. 반면 트론(TRX)은 0.17% 상승한 0.3563달러를 기록하며 주요 코인 가운데 드물게 강세를 유지했다.
밈코인과 AI 테마 코인도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페페(PEPE)는 1.68% 하락했고 렌더(RENDER)는 2.58% 내렸다. 월드코인(WLD) 역시 0.94% 하락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 영향을 받았다.
거시경제 불안과 유가 급등… “비트코인도 유동성 자산처럼 거래”
시장에서는 최근 디지털자산 약세가 단순한 코인 시장 내부 이슈보다 거시경제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디에고 마틴 옐로우캐피털 CEO는 “지정학 충격이 발생하면 시장은 유가와 국채금리 그리고 달러 유동성을 동시에 고려하게 된다”며 “투자자들은 가장 유동성이 높은 자산부터 빠르게 익스포저를 줄이는데 비트코인이 그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비트코인은 독립적인 자산이라기보다 글로벌 유동성 사이클 일부처럼 거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자산 트레이딩 업체 윈터뮤트(Wintermute) 역시 X(옛 트위터)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 매도세는 디지털자산 구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거시경제 환경 변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윈터뮤트는 “비트코인이 첫 번째 거시 충격에서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지 못했다”며 “최근 랠리는 신규 매수보다 숏커버링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뜨거운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국채금리 상승 그리고 금리인하 기대 약화가 위험자산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낙폭 일부 축소
오후들어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시장 낙폭이 일부 축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됐던 이란 공격 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힌 이후 비트코인이 반등하며 7만7000달러 수준까지 회복됐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정상들의 요청에 따라 군사 행동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 나스닥 낙폭도 일부 축소됐지만 시장 전반의 경계심은 여전히 유지되는 분위기다.
코인데스크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국채금리 상승 그리고 국제유가 급등이 동시에 위험자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스트래티지(MSTR)와 코인베이스(COIN) 등 주요 디지털자산 관련 주식도 급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유가·금리 안정 여부가 반등 핵심 변수”
전문가들은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 방향성이 거시경제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디에고 마틴 옐로우캐피털 CEO는 “유가가 안정되고 국채금리가 진정되며 달러 유동성이 개선된다면 비트코인은 별다른 호재 없이도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달러 강세와 높은 금리가 지속되고 레버리지 청산이 이어질 경우 긍정적인 디지털자산 뉴스만으로는 시장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윈터뮤트 역시 “거래소 내 비트코인 보유량은 수년 내 최저 수준이고 장기 보유자들의 매집 흐름은 이어지고 있어 장기 구조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기관투자자들이 반등 구간에서 신규 매수보다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 그리고 미국 국채금리 방향성이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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