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끈질긴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뉴욕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 주 시장의 눈과 귀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황태자 ‘엔비디아’의 실적과 미국 실물 경제의 척도인 주요 유통 기업들의 성적표로 향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 10년물 국채 금리 급등(4.5% 돌파) 여파로 주말 직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고, 나스닥은 0.1% 하락, 다우 지수는 0.2% 밀렸다.
시장은 최근 수 주간 이어진 가파른 상승세 이후 다소 지친 기색이다. 패트릭 라이언 매디슨 인베스트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소수의 대형주가 지수 전체 수익률을 견인하는 장세가 반복되고 있다”며 “많은 종목이 소외되는 현상은 시장의 기초체력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총 1위 엔비디아의 시험대… ‘대중 수출 훈풍’ 이어갈까
이번 주 시장의 가장 큰 이벤트는 오는 20일(현지시각) 예정된 엔비디아(NVDA)의 분기 실적 발표다. 엔비디아는 최근 시가총액 5.7조 달러를 돌파하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기업으로 우뚝 섰다.
월가가 예상하는 엔비디아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78달러, 매출은 792억 달러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 테크 진영 전체의 AI 투자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통한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방중 성과와 대중국 비즈니스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미 정부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징둥닷컴(JD닷컴) 등 중국 빅테크 기업에 엔비디아의 최신 ‘H200’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팀 아큐리 UBS 애널리스트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매우 높아진 만큼, 시장을 만족시키려면 압도적인 실적과 잠재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AMD, 브로드컴 등 기존 경쟁사 및 최근 상장한 세레브라스(Cerebras) 등 신흥 주자들과의 격차를 어떻게 유지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인플레 직격탄 맞은 美 소비… ‘K자형 양극화’ 심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의 탄력성도 시험대에 오른다. 20일 타겟(TGT)에 이어 21일에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가 실적을 공개한다. 홈디포(19일), TJX(20일) 등도 실적 발표를 대기 중이다.
현재 미국 소비 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갤런당 4.5달러를 돌파하면서 저소득층은 에너지 소비와 생필품 지출을 대폭 줄인 반면, 고소득층은 여행 등 여가 지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경제 분석팀은 “고소득층의 여행 지출은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대다수 미국인이 여행 자체를 취소하진 않지만 숙박비를 줄이는 등 긴축에 나서는 상황에서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실제 소비 심리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가동할 전력이 없다”… 원자재 슈퍼사이클 진입론 대두
한편 일각에서는 글로벌 증시가 새로운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초입에 서 있다는 대담한 분석도 나온다. 칼라일그룹의 제프 커리 에너지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시장은 현대 금융사에서 가장 비대칭적인(유망한) 투자 기회인 원자재 랠리의 시작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근거는 ‘AI 트레이드’의 물리적 한계다. 매그니피센트7(M7) 등 빅테크 기업들이 2026년에만 AI 인프라 자본지출(CAPEX)에 70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할 전력(에너지), 금속(구리 등) 자산의 공급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인해 하루 1370만 배럴의 원유 공급 충격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판도가 바뀌었다. 커리 전략가는 과거 ‘하드 자산과 글로벌 운영(HAGO)’ 모델에서 공급망 블록화에 따른 ‘하드 자산과 지역 중심 운영(HALO)’ 모델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이를 “실물 경제의 역습”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주 주요 경제 지표 및 실적 발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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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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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뉴욕연은 서비스업 경기동향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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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바이두, 트립닷컴, 라이언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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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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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美 4월 잠정주택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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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홈디포, 카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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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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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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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엔비디아, 타겟, 아날로그 디바이스, 인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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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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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S&P 글로벌 미 제조업/서비스업 PMI 잠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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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월마트, 디어앤컴퍼니, 넷이즈, 줌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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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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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및 기대인플레이션 확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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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즈앨런해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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