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뉴욕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국채금리 급등 여파 속에 전반적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대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장중 7만7614달러까지 밀리며 최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이더리움과 솔라나, 엑스알피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6000억달러 수준으로 전일 대비 1.47% 감소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2%로 상승하며 자금이 상대적으로 비트코인 중심으로 쏠리는 흐름을 보였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36을 기록하며 여전히 비트코인 우위 국면이 이어졌다.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 탐욕·공포 지수는 43을 기록하며 ‘중립’ 수준을 유지했다.
비트코인 7만8000달러선 하회 시도…ETF 자금 유출 부담
비트코인(BTC)은 이날 전일 대비 1.07% 하락한 7만8260.83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7만7614달러까지 밀리며 8만2000달러 돌파 이후 이어졌던 상승 흐름이 꺾였다. 시가총액도 1조567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시설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관련 군사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고 이란 측은 즉각 보복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5달러를 넘어섰다.
동시에 미국 국채금리 상승도 시장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5%를 웃돌며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약화시켰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오히려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소소밸류(SoSoValue)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총 2억9000만달러 규모 순유출이 발생했다. 블랙록 IBIT에서도 3억1700만달러 이상이 빠져나갔다. 현물 이더리움 ETF 역시 6565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며 5거래일 연속 자금 이탈 흐름이 이어졌다.
이더리움·솔라나·엑스알피 동반 하락…트론 강세 유지
주요 알트코인들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1.87% 하락한 2180달러에 거래됐다. 주간 기준으로는 6.33% 밀리며 메이저 코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솔라나(SOL)는 2.76% 하락한 86.77달러를 기록했고, 엑스알피(XRP)는 1.12% 내린 1.41달러에 거래됐다. 도지코인(DOGE)은 2.82% 하락한 0.109달러를 나타냈다.
밈코인과 고변동성 알트코인 약세도 두드러졌다. 페페(PEPE)는 3.45% 하락했고 톤코인(TON)은 3.67% 밀렸다. 하이퍼리퀴드(HYPE)는 10% 넘게 급락하며 대형 알트코인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일부 종목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트론(TRX)은 0.83% 상승한 0.354달러를 기록했고 렌더(RENDER)는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바이낸스코인(BNB) 역시 주간 기준으로는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롱 포지션 대규모 청산… “과도한 레버리지 한꺼번에 무너져”
시장 급락 과정에서 대규모 롱 포지션 청산도 발생했다.
코인글래스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디지털자산 시장 전체 청산 규모는 약 5억8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약 95%에 해당하는 5억5200만달러가 롱 포지션 청산이었다. 비트코인 청산 규모는 1억8900만달러 이더리움은 1억5100만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단기간 급등 과정에서 누적된 과도한 레버리지가 한꺼번에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크립토리뷰잉(CryptoReviewing) 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는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8만2000달러에서 7만7700달러까지 급락하며 24시간 동안 8억달러 이상의 디지털자산 포지션이 청산됐다”며 “7만5000~7만7500달러 구간에 유동성이 남아 있지만 8만1000~8만5000달러 구간에는 훨씬 큰 청산 클러스터가 쌓여 있다”고 분석했다.
테드 필로우즈(Ted Pillows) 트레이더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서 주말 동안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도가 발생했다”며 “최근 보기 드문 수준의 강한 매도 압력”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시장 참여자인 ‘0xNobler(@CryptoNobler)’ 역시 “유동성이 낮은 주말 시간대 바이낸스에서 대규모 비트코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이 월요일 악재 가능성을 선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했다.
“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장기 상승 구조는 유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와 지정학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코인데스크는 “최근 시장은 연준의 유동성 완화 가능성을 선반영해왔지만 지금은 정반대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와 유가 상승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장기 구조 자체는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스핀(seth_fin) 디지털자산 분석가는 X에 “현재 시장은 극단적인 롱 청산 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가격대 위에 대규모 숏 청산 물량이 남아 있다”며 “장기 상승 압력 자체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7만5000달러 부근 지지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동시에 ETF 자금 흐름과 미국 국채금리 안정 여부가 향후 비트코인 반등 가능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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