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과 미국 국채금리 급등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15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37.35포인트(1.07%) 하락한 4만9526.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410.08포인트(1.54%) 내린 2만6252.1에 마감됐으며 S&P500지수는 92.74포인트(1.24%) 밀린 7408.50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6.83포인트(2.40%) 하락한 277.62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제한적으로 출회됐지만 오후 들어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낙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주요 지수는 장 마감 직전까지 저점을 낮추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기술주 중심 차익실현…반도체주 약세 두드러져
시장을 끌어내린 것은 최근 랠리를 주도했던 기술주였다. 투자자들은 최근 몇 주간 이어진 AI 관련주 급등에 대한 부담을 반영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인텔은 5% 하락했고 AMD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각각 3%, 4% 밀렸다. 엔비디아 역시 2% 하락했다. 전날 나스닥 상장 첫날 68% 폭등했던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도 이날 4% 하락하며 급등 피로감을 드러냈다.
아담 크리사풀리 바이털놀리지 창립자는 “기술주는 최근 몇 주간 지속 불가능할 정도의 급등세를 보여왔다”며 “헤드라인과 관계없이 차익실현 압력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외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행동주의 투자자로 알려진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CEO가 자사 포트폴리오에 마이크로소프트 비중을 새롭게 편입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4% 상승했다.
트럼프·시진핑 회담 기대 이하…보잉 추가 하락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실망감도 커졌다.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유지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의 무역 및 경제 협력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특히 투자자들은 중국의 보잉 항공기 구매 확대 발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기존 시장 예상 대비 증가폭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보잉 주가는 전일 5%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추가로 3% 하락했다.
국채금리 급등·유가 상승 압박
증시 하락에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1%를 돌파하며 지난해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주 발표된 경제지표에서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된 데다 중동 긴장으로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됐다. 금리 상승은 미래 성장 기대를 기반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온 기술주에 특히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발언 이후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에 더 이상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타결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4달러 선까지 올라 3% 상승했고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08달러 수준으로 3% 상승했다.
기록적 랠리 이후 피로감 확산
전날 뉴욕증시는 강세 흐름 속에 다우지수가 5만선을 회복했고 S&P500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75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날은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시장 내부의 취약성이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드 엘러브룩 아전트캐피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전체적인 투자심리는 여전히 낙관적이지만 시장 상승이 소수 대형 기술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의 테마만 시장을 끌고 가는 구조는 위험성이 크다”며 “기술주가 영원히 시장을 주도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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