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5달러 부근에서 거래됐고 브렌트유는 109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 결과에 실망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이후 중국이 이란을 압박해 호르무즈 해협 에너지 흐름 정상화에 협조할 것이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에게 이란 압박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이란산 원유 수입국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이란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에 주목해왔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관련 진전이 확인되지 않았다.
레베카 베이빈(Rebecca Babin) CIBC프라이빗웰스그룹(CIBC Private Wealth Group)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는 블룸버그에 “시장은 시진핑·트럼프 회담에서 이란 관련 구체적 성과가 없었다는 점에 실망하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엇갈린 메시지 속에서 방향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은 유지되고 있지만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선박 나포 사건까지 발생하며 시장 우려를 자극했다.
실제 원유 현물시장도 다시 빠르게 긴축되는 분위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약 11주간 이어진 중동 갈등으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기록적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EA는 “설령 다음 달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오는 10월까지 원유 시장 공급 부족 상태가 심각하게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렌트유는 이번 주에만 약 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이미 4주 연속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핵심 위험 변수라고 보고 있다.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과 충돌한 이후 사실상 마비 상태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해군의 이란 항구 봉쇄와 이란 측 통제 강화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니스 키슬러(Dennis Kissler) BOK파이낸셜증권(BOK Financial Securities) 수석 부사장은 “중국이 이란 압박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제재와 압박 수위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에너지 공급망 재편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신규 송유관 건설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호르무즈를 통하지 않는 원유 수출 능력이 두 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등은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날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