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글로벌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투자상품 시장에서 약 9억2000만달러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비트코인(BTC) 관련 상품에서만 8억3000만달러 규모 순유출이 발생하며 시장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크립토폴리탄은 코인셰어즈 데이터를 인용해 이번 주 글로벌 디지털자산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에서 총 9억2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서만 8억3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최근 7주 동안 이어졌던 자금 유입 흐름이 사실상 대부분 상쇄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 충격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고 보고 있다. 서비스 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가운데,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전망 역시 시장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들어 약 1.4% 하락했다. 반면 금은 0.5% 상승했고 미국 증시는 0.3% 올랐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 국면에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 역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인셰어즈에 따르면 최근 자금 흐름은 직전 주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직전 주에는 미국 시장에서만 약 7억7660만달러가 유입됐고 독일 5060만달러, 스위스 2110만달러, 네덜란드 500만달러 등 유럽 자금도 꾸준히 유입됐다.
당시 비트코인 투자상품에는 7억610만달러가 유입되며 연초 이후 누적 순유입 규모가 49억달러까지 확대된 바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데이터 발표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조기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숏 비트코인 상품에서도 1440만달러가 빠져나갔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단순 하락 베팅 확대보다는 포지션 자체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알트코인 흐름은 상대적으로 엇갈렸다.
이더리움(ETH) 투자상품에는 7710만달러가 유입됐다. 솔라나(SOL)는 4760만달러, 엑스알피(XRP)는 396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멀티에셋 상품에서는 550만달러 순유출이 나타났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디지털자산 규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최근 클래리티 법안을 15대9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보상 프로그램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공직자와 가족의 디지털자산 프로젝트 수익 제한, 대형 기술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제한 등을 주장했지만 관련 수정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법안 통과 기대감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계속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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