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지승환 기자] 서울 기반 AI·핀테크 빌더 커뮤니티 KTX 라운지가 지난 13일 첫 한국어 트위터 스페이스를 열고 ‘웹3의 새로운 기회, AI x 크립토, 그리고 알파’를 주제로 약 100분간 AMA를 진행했다.
이날 패널로는 레밀리아 코리아(Remilia Korea) 커뮤니티 리드이자 예측시장 거버넌스 인프라 페타케(Petake)를 구축 중인 크리스(Chris), Mantle AI 에이전트 트레이딩 대회 우승자이자 AI 모델 라우팅 서비스를 개발 중인 제프(Jeff), 홀로 스튜디오(Holo Studio) CTO이자 프라이버시 중심 웹3브라우저 후티 브라우저(Hooti Browser) 개발자인 김용완 씨가 참여했다.
진행은 KTX Lounge의 크리스틴(Christine)이 맡았으며, 블록미디어를 비롯해 마이토큰(MyToken), 오데일리(Odaily), 체인캐쳐(Chaincatcher), 코인이지(CoinEasy)가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했다.
“다음 알파는 거래할 수 없었던 자원을 온체인으로”
2026년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 크리스는 “기존에는 거래할 수 없었던 현실 세계의 자원을 온체인화하고 시장화하는 것”이 다음 알파의 핵심이라고 단언했다. 그가 제시한 사례는 컴퓨팅 파워 선물 시장, 프라이버시 기반 산업 데이터 협업, 어텐션·트래픽 소유권, 그리고 현실 결과와 연결되는 예측시장이었다. 특히 예측시장은 단순 베팅 도구를 넘어 실제 의사결정과 자원 배분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코디네이션 레이어(Coordination Layer)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용완 씨는 한 발 더 나아갔다. AI와 블록체인은 서로 다른 산업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는 “AI가 직면한 데이터 소유권, 기여도 검증, 개인화, 결과 신뢰성, 보상 분배 문제는 결국 블록체인이 해결하게 될 것”이라며 “AI는 누가 무엇을 기여했는지 증명하고, 결과를 검증하며, 참여자들에게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해 크립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프는 AI 에이전트와 온체인 환경의 친화성에 주목했다. AI 에이전트는 24시간 자동 운영, 자산 보유·이동, 자동 거래 실행, 코드·메시지 기반 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자연스러운 무대라는 분석이다. 그는 “이미 기관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일부 RWA 내러티브와 달리, AI x 크립토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개인과 소규모 빌더에게 더 큰 기회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장 깊은 논의가 오간 주제는 ‘AI는 왜 블록체인이 필요한가’였다. 김용완 씨는 현재 인터넷 플랫폼 구조에서는 AI 학습에 기여한 사용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소유권, 기여 기록, 수익 분배 권리가 사실상 사용자에게 없다는 것이다.
반면 블록체인은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 검증 가능한 기여 기록, 위변조 방지,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자동 보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래 AI 생태계가 단일 초거대 LLM 중심이 아니라 범용 대형 모델 + 개인화된 소형 모델 + 인간 전문가 지식이 협업하는 네트워크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블록체인은 이 네트워크의 신뢰 레이어이자 인센티브 레이어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 시장은 빠르지만, 글로벌 진입까지는 거리”
한국 웹3시장 진단에서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리테일의 학습·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정 내러티브가 이해되는 순간 시장 참여 속도가 글로벌 대비 매우 빠르다는 평가다.
다만 언어 장벽, 글로벌 정보 유입 속도 문제, 마케팅·KOL·상장 중심 문화, 기업들의 크립토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제프는 “규제가 명확해지고 트래드파이(TradFi)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한국 특유의 강한 리테일 유동성과 기관 자금이 결합되며 강력한 시장 모멘텀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웹3 진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패널들은 일관된 메시지를 보냈다. 크리스는 “단순 커뮤니티 매니저 역할만으로는 경쟁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제품 경험, 성장 경험, 사용자 이해, 산업 도메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장기적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는 “그냥 AI를 쓰는 사람과 도메인 전문성을 가진 상태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람의 차이는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완 씨의 조언은 더 직설적이었다. “마케팅으로 모은 1만 명보다, 진짜 제품을 사랑하는 100명의 유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진정한 PMF(Product-Market Fit)와 진짜 유저 확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AI x 크립토 내러티브, 한국 빌더층 두께가 변수”
이번 AMA는 단순한 토픽 나열을 넘어 한 가지 시그널을 보여줬다. AI x 크립토 내러티브가 한국 빌더 생태계 내에서 구체적인 제품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페타케(예측시장 거버넌스), AI 모델 라우팅, 후티 브라우저(프라이버시 AI 브라우저)는 모두 글로벌 AI x 크립토 트렌드와 직접 맞붙는 영역이다. 그동안 한국은 거래소·유통·KOL 중심의 시장으로 평가받았지만, 빌더 레이어가 의미 있는 두께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특히 패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데이터 소유권’, ‘기여 검증’, ‘보상 분배’는 글로벌 분권형 AI 프로젝트들의 핵심 명제와 정확히 겹친다. 한국 빌더들이 이 글로벌 내러티브의 변두리가 아닌 동시간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관건은 분배다. 크리스가 짚은 ‘거래할 수 없던 자원의 시장화’와 김용완 씨가 짚은 ‘범용 모델, 개인화 소형 모델, 전문가 지식의 협업 네트워크’는 모두 매력적인 추상이지만, 실제로 토큰이 어디서 어떻게 가치를 캡처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시장이 답을 내놓지 못했다. AI 에이전트 트래픽이 늘어나도 대부분의 가치가 인프라 레이어가 아닌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모델 제공자에게 흘러갈 수 있다는 구조적 우려도 여전하다.
제프가 언급한 ‘규제 명확화와 기관 자금 유입’ 시나리오는 한국 시장의 다음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시점에 한국 빌더들이 단순 수혜자가 아닌 글로벌 인프라의 일부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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