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일본 투자자들이 지난 1분기 미국 국채를 비롯한 정부 발행 채권을 4년 만에 최대 규모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인하’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급선회하면서 발 빠르게 차익 실현과 포지션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 베팅에서 ‘인상’ 우려로… 엔화 자금의 썰물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일본 투자자들의 미국 정부 발행 채권(국채·기관채·지방채 등) 순매도액은 총 4조 6700억엔(약 296억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 매도치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완전히 꺾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내 최소 2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해 유가가 약 50% 폭등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자 시장의 베팅은 ‘금리 동결’을 넘어 ‘추가 인상’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노무라 “불확실성 극에 달해… 포지션 조정 가속화”
일본 최대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의 고시미즈 나오카즈 수석 금리 전략가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단순히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는 것을 넘어, 다음 행보가 금리 인상이 될 수도 있다는 공포가 투자자들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결국 금리는 내려갈 것’이라는 전제하에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현재는 강력한 포지션 조정 단계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 재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올해 1~2월에만 미국 기관채 41억 4000만 달러어치를 팔아치우며 발 빠른 ‘엑시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고유가에 가로막힌 미 경제… 유권자 압박도 거세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발은 미 연준뿐만 아니라 정치권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휘발유 및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인 일본의 매도세는 미 국채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당분간 글로벌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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