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뉴욕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 13일(현지시각) 미국 물가지표 충격과 중동 지정학 리스크 확대 속에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장중 7만9000달러선 아래로 밀리며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7만8000달러대를 기록했고 알트코인 전반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확산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AI와 기술주 중심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조정 이후 반등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날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6400억달러로 전일 대비 0.89% 감소했다. CMC20 지수는 1.27% 하락한 161.36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46을 나타내며 비트코인 중심 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 탐욕·공포 지수는 46으로 ‘중립’ 수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7만9000달러 이탈…이더리움·솔라나도 약세
비트코인(BTC)은 이날 한때 7만8704달러까지 밀리며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후 일부 낙폭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전일 대비 1% 넘게 하락했다.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7만9619.25달러에 거래되며 24시간 기준 1.37% 하락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2.37% 내렸다. 시가총액은 1조5951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더리움(ETH)은 2259달러로 전일 대비 1.09% 하락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3.90% 내렸다. 솔라나(SOL)는 91.18달러로 24시간 동안 3.90% 급락하며 주요 알트코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일부 종목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바이낸스코인(BNB)은 671달러로 24시간 기준 1.04% 상승했고 트론(TRX)은 0.3502달러로 0.20% 올랐다. 도지코인(DOGE) 역시 0.113달러로 2.90% 상승하며 밈코인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톤코인(TON)은 2.13달러로 8% 넘게 급락했고 월드코인(WLD)은 0.26달러로 3.54% 하락했다. 렌더(RENDER)도 1.86달러로 약세를 보였다. 페페(PEPE) 역시 24시간 기준 2% 넘게 하락하며 밈코인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PPI 충격에 위험자산 매도 확대
시장 약세의 핵심 배경은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충격이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PPI는 전월 대비 1.4% 상승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6.0%로 시장 예상치인 4.9%를 웃돌았다.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후퇴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비트유닉스(Bitunix)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가격발 충격이 다시 미국 인플레이션 구조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압력이 주거와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2년 넘는 긴축정책에도 인플레이션이 안정 궤도로 돌아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역제안을 거부하면서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확대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국제유가 상승 우려와 함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3억달러 규모 롱 포지션 청산…레버리지 축소 진행
파생시장에서는 대규모 롱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날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3억400만달러 규모 롱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숏 포지션 청산 규모는 71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특히 비트코인 롱 포지션 청산 규모만 9400만달러에 달했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 아래로 급락하면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연쇄적으로 무너진 것이다.
더블록은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이 일주일 전 대비 7% 감소한 368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일부 해소되며 단기 디레버리징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만달러 가능성” vs “숏 스퀴즈 가능성” 공방
테드 필로우즈(Ted Pillows) 디지털자산 트레이더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일간 RSI 상승 추세가 무너졌고 MACD도 약세로 전환됐다”며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프리미엄 역시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비트코인이 6만달러까지 하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크립토리뷰잉(CryptoReviewing)은 “비트코인이 수 시간 만에 8만1200달러에서 7만9500달러까지 급락하며 1억7500만달러 규모 롱 포지션이 청산됐다”면서도 “7만7000~7만9500달러 구간 유동성보다 8만1000~8만5000달러 구간 청산 클러스터가 약 3배 더 크다. 결국 상단 유동성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세스(seth_fin) 디지털자산 투자자 역시 “8만3000달러에서 24억2000만달러 규모 숏 포지션이 청산됐고 7만9000달러에서는 25억7000만달러 규모 롱 포지션이 청산됐다”며 “단기 가격 흐름만 보면 다음에는 숏 포지션이 압박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시진핑 회담 주목
반면 긍정적 변수도 남아 있다. 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무역 갈등 완화와 지정학 긴장 완화 신호가 나올 경우 위험자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창업자이자 메일스트롬 CIO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급등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 타결에 나서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나는 현재 하락 구간에서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금리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과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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