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가 미국 상원 인준을 눈앞에 두면서 시장의 시선이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에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해온 금리 인하 기대와 달리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조되면서 연준 내부에서는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은 동부시간으로 13일 오후 2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상원은 전날 공화당 주도로 워시의 연준 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날 본회의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워시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15일 이후 연준 의장직을 공식 승계할 전망이다. 파월은 의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연준 이사직은 유지한다. 현재 대표적 금리 인하론자로 꼽히는 스티브 미란(마이런) 연준 이사는 워시의 합류를 위해 이사회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워시가 취임과 동시에 직면할 가장 큰 과제는 다시 강해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로이터통신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역시 4월 3.8% 상승했을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최근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 내부 기류 역시 빠르게 매파적으로 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연준 정책위원 19명 가운데 최소 5명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방향으로 정책 문구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기존의 금리 인하 기대와는 상반되는 흐름이다.
시장도 이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금융시장은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 목표 범위인 3.5~3.75%가 올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1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실업률이 4.3% 수준을 유지하면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시는 과거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시절 연준 이사를 지낸 경험이 있다. 당시에도 그는 연준 정책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으며, 대차대조표 축소 필요성을 주장한 대표적 매파 인사로 분류됐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고, 파월 의장을 상대로 법적 압박까지 이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했으며, 미 법무부는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까지 진행했다가 현재 중단한 상태다. 파월 의장은 이런 움직임이 연준 독립성을 위협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워시는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연준 내부의 가족 싸움(family fight)은 필요하다”며 공개적인 정책 논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리 인하를 약속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워시가 트럼프의 기대와 달리 취임 직후 강경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6월16~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그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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