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그레이스케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캐시(ZE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다. 엑스알피(XRP),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등 알트코인 업계에서 ETF 경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대표 프라이버시 코인까지 제도권 편입에 출사표를 던졌다.
13일(현지시각) 비트코이니스트 등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은 기존 ‘그레이스케일 지캐시 트러스트’를 현물 ETF로 전환하기 위한 등록 신고서를 최근 SEC에 제출했다. 승인될 경우 상품명은 ‘그레이스케일 지캐시 트러스트 ETF’로 변경되며,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에 ‘ZCSH’ 티커로 상장된다.
지캐시는 거래 정보를 선택적으로 비공개 처리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특화 블록체인이다. 영지식증명(zk-SNARKs) 기술을 활용해 송금 내역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현금’ 성격이 강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반면, 익명성 특성 탓에 규제 리스크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알트코인 ETF 경쟁 확산⋯ “다음 타자는 누구”
시장에서는 이번 신청을 단순한 ETF 출시 시도 이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제도권 자금이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유입되자 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알트코인 ETF 확대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최근 엑스알피와 도지코인의 ETF 상장을 추진했고, 솔라나의 ETF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트와이즈, 반에크, 21셰어스 등도 솔라나와 헤데라(HBAR) 기반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이번 지캐시 ETF는 규제 민감도가 높은 ‘프라이버시 코인’ 영역까지 ETF 논의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SEC가 최근 지캐시 재단(Zcash Foundation)에 대한 검토를 종료하고 별도 제재 조치를 권고하지 않은 점도 분위기 변화 요인으로 꼽힌다.

그레이스케일은 신청서에서 “ETF 주식은 ZEC를 직접 보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지캐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ETF는 실제 ZEC를 보유하는 현물 구조로 수탁은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맡고, 코인베이스가 프라임 브로커 역할을 수행한다. 관리 기관은 BNY멜론이다.
현재 그레이스케일 지캐시 트러스트는 약 39만개의 ZEC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평가액은 1억달러(약 149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ETF 전환이 승인되면 기존 비상장 신탁 대비 가격 괴리율이 줄고, 기관 자금 접근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신청이 프라이버시 코인 규제 방향의 가늠자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크레이그 살름 그레이스케일 최고 법률 책임자(CLO)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지캐시와 영지식증명 기술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ZEC는 균형 잡힌 디지털자산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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