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에 디지털자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비트코인의 지지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비트코인은 현재 8만달러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여타 자산 대비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향후 관건은 8만2000달러 탈환 여부로, 이 구간 안착 시 추가 상승을 향한 강력한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오전 8시30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0.58% 하락한 1억1933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1.26% 내린 8만66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2.29% 하락한 2283달러, 엑스알피(XRP)는 2.29% 내린 1.44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 약 6530만달러(약 974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86.81%는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2억7617만달러(4120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 우려가 고조되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급등하며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채권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현지시간 12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0.055% 오른 4.467%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에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 6주간 70% 가까이 폭등했던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시장의 과열 양상이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1% 상승한 4만9760.56에 마감했다. 반면 S&P 500 지수는 10.16% 하락한 7400.9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1% 내린 2만6088.20에 장을 마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지표가 연준의 통화 정책 행보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에셋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물가 흐름이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흐르는 데다 노동 시장마저 견조해, 연준이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트레이더들은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철회하고, 오히려 내년 중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엘렌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 전략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며 “연준의 수뇌부가 교체되더라도 즉각적인 통화 완화 신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비트코인이 8만달러 선을 수성하면서, 시장의 강한 복원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맷 메나 21셰어즈(21Shares) 디지털자산 수석 전략가는 “물가 상승 압박에도 비트코인이 8만1000달러 부근에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포지셔닝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메나 전략가는 비트코인이 일일 종가 기준으로 8만2000달러 선에 안착할 경우, 8만5000달러를 향한 본격적인 랠리가 촉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상승 탄력이 가속화되며 8만8000달러에서 최대 9만달러 선까지 상단을 열어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단기 촉매제로는 정치·금융권의 주요 일정들이 꼽힌다. 특히 현지시간 14일 예정된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클래러티 법안(CLARITY Act) 마크업 심의와 더불어,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자산 도입에 관한 논의가 다시 점화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다만, 메나 전략가는 저항선 돌파에 실패한 상태에서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예상치를 웃돌 경우, 7만5000달러 지지선까지 밀려나는 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디지털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49점으로 전날(48점)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수록 매수 성향이 강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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