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전 과정에서 이란 본토를 상대로 비공개 군사공격을 수행했다고 로이터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걸프국가들이 사실상 전쟁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로이터는 서방 당국자 2명과 이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사우디 공군이 3월 말 이란에 대한 비공개 보복 공격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사우디 영토가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은 데 대한 ‘맞대응(tit-for-tat)’ 성격이었다.
구체적 공격 타깃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로이터는 이번 사례가 “사우디가 이란 영토를 직접 군사 타격한 사실상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그동안 미국 안보 우산에 의존해왔지만, 10주 넘게 이어진 중동전 과정에서 이란의 공격이 걸프지역 민간시설과 원유 인프라까지 확대되면서 직접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UAE의 대이란 비밀 공격 가능성을 보도한 바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측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강하게 주장했다.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 IRGC 해군 정치부문 부책임자는 이란 타스님 통신에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세계와 적대 관계를 원하지 않지만 새로운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세계는 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정상 통항이 어려운 상태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 상태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원유 재고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달러를 넘어섰고 WTI도 101달러 선을 돌파했다. JP모건은 OECD 상업용 원유 재고가 6월 ‘운영상 스트레스 수준’, 9월에는 ‘운영상 최소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중동전이 단순한 국지전 수준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사우디와 이란은 군사 충돌 이후 외교 채널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란에 추가 보복 가능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외교 접촉을 병행했고, 이후 양국은 긴장 완화에 일정 부분 합의했다.
실제 로이터 집계 기준 사우디를 겨냥한 드론·미사일 공격은 3월 마지막 주 100건 이상에서 4월 초 25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는 “양측 모두 통제되지 않은 확전 비용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홍해 항로를 유지하며 원유 수출을 지속하고 있지만, 다른 걸프국가들은 호르무즈 봉쇄 영향으로 공급 차질 압박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