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상원의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노동조합들은 퇴직연금과 공적연금이 디지털자산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지만,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은 “디지털 자본시장의 전환점”이라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은행권에 이어 노동계에서도 클래리티법안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시장 구조 개편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12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노동단체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를 비롯해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 미국교사연맹(AFT), 전미교육협회(NEA), 미국주·카운티·지방공무원연맹(AFSCME) 등은 상원의원들에게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 반대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9일 상원에 전달한 서한에서 “법안이 공적연금을 포함한 근로자 퇴직연금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은퇴자산에 상당한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단체들은 “위험한 투자에 실패했을 때 대가를 치르는 것은 디지털자산 억만장자가 아니라 근로자와 은퇴자들”이라고 비판했다.
AFL-CIO도 별도 이메일에서 “충분한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디지털자산을 실물경제에 편입하면 노동자 희생 위에 발행사와 플랫폼만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오는 14일 해당 법안을 수정·표결할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안전장치와 윤리 규정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초당적 합의가 최종 성사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동계뿐 아니라 은행권도 법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은행협회(ABA)는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사실상 이자 성격의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조항이 은행 예금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더블록 보도에 따르면 로브 니컬스 AB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서한에서 “해당 조항이 은행 예금 이탈을 불필요하게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디지털자산 업계는 법안이 오히려 무분별한 수익 지급을 제한하는 방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은 X(옛 트위터)를 통해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자본, 디지털 신용, 디지털 주식 시장의 다음 단계를 열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일러는 특히 법안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과 분산원장 참여에 기반한 보상 체계를 혁신과 경쟁, 소비자 채택에 필수적 요소로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책임 있는 디지털 수익 시장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법안 논의가 단순 규제를 넘어 미국 디지털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 방향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기관투자자 유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수익 시장에 대한 제도적 틀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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