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유가 급등과 미국 물가 재상승 우려가 겹치면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 뉴욕 증시 개장 전반에 걸쳐 제한적인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8만달러선을 유지했지만 상승 동력은 둔화됐고 알트코인 역시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이어갔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달러와 미 국채금리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위축되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2조6900억달러로 전일 대비 0.56% 감소했다. CMC20 지수는 163.11을 기록하며 0.63% 하락했다.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는 관망세가 짙어졌지만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2%를 유지하며 자금 쏠림 현상은 이어졌다.
미국 CPI 예상 상회…유가 급등이 물가 자극
이날 시장은 미국 물가 지표와 에너지 가격 급등에 주목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월 상승률 3.3%보다 높은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 3.7%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8% 상승해 전달 2.6%보다 높아졌다. 시장 예상치 2.7% 역시 상회했다.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한 핵심 배경으로 해석했다. 특히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운송비 부담 확대 우려가 커졌고 식품과 의류 등 소비재 전반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비료 가격 부담 역시 향후 식료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국제유가 흐름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07달러로 3.70% 상승했고 WTI는 101.50달러로 3.50% 올랐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를 자극하며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달러·국채금리 동반 상승…뉴욕 증시는 혼조

거시 환경도 위험자산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달러인덱스(DXY)는 98.02로 0.41% 상승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51%까지 오르며 긴축 장기화 우려를 반영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온스당 4700달러선에서 0.69% 하락했다.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출발했다.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전 9시30분 S&P500 지수는 0.32% 하락했고 다우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0.10% 상승했으며 러셀2000 지수는 0.33% 올랐다. 변동성지수(VIX)는 18.68로 상승하며 시장 경계심 확대를 시사했다.
비트코인 8만달러선 유지…이더리움 약세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BTC)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36% 하락한 8만584달러에서 거래됐다. 거래량은 315억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이더리움(ETH)은 1.74% 하락한 2277달러로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대감 둔화와 위험자산 선호 약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대형 알트코인은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바이낸스코인(BNB)은 0.86% 상승했고 솔라나(SOL)는 94.84달러로 약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주간 기준 10.67% 상승률을 유지했다. 엑스알피(XRP)는 24시간 기준 0.95% 하락했지만 최근 7일 기준으로는 2.20% 상승했다. 트론(TRX) 역시 주간 기준 2.83% 상승세를 이어갔다.
도지코인(DOGE)은 0.40% 하락했고 하이퍼리퀴드(HYPE)는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중심의 방어적 자금 이동이 이어지며 알트코인 순환매가 제한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4시간 청산 2억6154만달러…롱 포지션 손실 우위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롱 포지션 청산이 우세했다. 코인글래스 기준 24시간 전체 청산 규모는 2억6154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롱 포지션 청산은 1억5779만달러로 숏 포지션 청산 1억374만달러를 웃돌았다. 가격 상승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단기 조정 과정에서 손실을 입은 셈이다.
12시간 기준 청산 규모는 1억577만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롱 청산이 8921만달러에 달했다. 단기 상승 베팅이 집중됐던 시장에서 차익실현과 거시 불확실성이 겹치며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종목별로는 비트코인 청산 규모가 5929만달러로 가장 컸고 이더리움이 5097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솔라나는 2195만달러 규모 청산이 발생했고 수이(SUI) 역시 577만달러 규모 청산이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물가 재상승과 유가 급등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단기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 탐욕·공포 지수는 50을 기록하며 ‘중립’ 수준을 유지했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 역시 50으로 집계되며 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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