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블룸버그가 코스피 8000 돌파 좌절 배경으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글을 지목했다. 김 실장의 ‘AI 초과 세수 국민 환원’ 발언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정책 리스크 우려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8.21포인트(2.28%) 하락한 7644.03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SK하이닉스가 장중 190만원을 돌파하고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7999.67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8000피’ 돌파가 시간문제라는 기대감이 확산됐다. 하지만 오전 중 분위기가 급변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급격히 확대되며 지수는 장중 한때 5% 넘게 밀렸다. 불과 몇 시간 만에 8000선 돌파 기대는 공포 심리로 바뀌었다.
AI 국민배당금 발언에 시장 ‘흔들’
블룸버그는 급락 배경으로 김용범 정책실장의 페이스북 글을 지목했다. 매체는 이날 ‘AI 이익 국민배당 구상에 요동치는 한국 증시’라는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AI 시대 양극화 우려가 커지면서 산업 이익을 더 폭넓게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해당 발언이 사실상의 초과이익 환수 또는 증세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과실 일부는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며 AI 시대 초과 이익을 ‘국민배당금’ 형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취지는 AI 산업 성장의 과실을 사회 전체와 공유하자는 것이었지만 시장은 다르게 받아들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반도체 핵심 기업 이익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코스피는 장중 7400선대로 밀렸다.

외국인 5조4256억원 순매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425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79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서며 6조927억원을 순매수했고 지수는 760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2.28%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장중 급등분을 모두 반납한 뒤 2.39% 내렸다.
호민 리 롬바드 오디에 싱가포르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급락 속도를 감안하면 촉발 요인은 김 정책실장의 예상 밖 발언”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 탄 프랭클린 템플턴 연구소 연구원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결국 기업과 납세자가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실장은 추가 설명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새로운 횡재세를 부과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AI 산업 호황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난 초과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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