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연방법원이 약 7100만달러 규모 이더리움(ETH)의 에이브(Aave) 이전을 승인했다. 북한 연계 해킹조직 라자루스 그룹 자금 여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일단락되면서 켈프다오(KelpDAO) 해킹 사태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9일(현지시각)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이 아비트럼 다오(DAO)가 동결한 약 3만765ETH의 에이브 반환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발생한 켈프다오 브리지 해킹 사태 이후 이어진 디파이(DeFi) 업계 최대 규모 복구 작업이 사실상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
마거릿 가넷 판사는 이날 기존 자산동결 명령 일부를 수정해 약 7100만달러 규모 ETH를 에이브 LLC 통제 지갑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법원은 또 해당 이전안을 승인한 아비트럼 DAO 거버넌스 참여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도록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8일 발생한 켈프다오 브리지 취약점 공격에서 시작됐다. 공격자들은 담보가 없는 rsETH를 에이브 V3 시장 담보로 활용해 약 2억3000만달러 규모 ETH를 대출받았다. 이후 아비트럼 보안위원회는 브리지 내부에 남아 있던 3만765ETH를 긴급 동결했다.
사건은 단순 해킹 복구를 넘어 국제 소송전으로 확대됐다. 미국 로펌 거스타인 해로우는 북한 관련 테러 피해자 판결을 근거로 동결 ETH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
해당 판결은 2000년 납북된 김동식 목사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서 당시 미국 법원은 북한 정부가 유족에게 약 3억30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거스타인 해로우 측은 최근 해킹이 북한 연계 해킹조직 라자루스 그룹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근거로 동결 ETH 역시 압류 가능 자산이라고 했다. 비트코인닷컴뉴스에 따르면 찰스 거스타인 변호사는 약 8억7700만달러 규모 대북 판결 채권을 보유한 피해자 가족들을 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온체인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 1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실제 해킹 피해자를 해치는 약탈적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확보한 온체인 데이터를 법적 청구 근거로 활용한 점도 문제 삼았다.
커뮤니티에서는 법적 분쟁 장기화가 피해 복구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자금 반환이 늦어질수록 rsETH 담보 시스템 복구와 에이브 부실채권 정리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업계는 공동 대응 움직임도 보였다.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잭엑스비티는 DAO 기반 공동 법률 대응체계 구성을 제안했다. 디파이 유나이티드(DeFi United)는 에이브 부실채권 보전을 위해 약 1억6000만달러 규모 자금을 조성했다.
결국 법원은 에이브 측 손을 들어줬다. 가넷 판사는 동결 명령을 수정해 ETH 이전을 허용했고 DAO 투표 참여자와 실행 주체에 대한 면책도 인정했다. 미국 사법체계가 탈중앙화 거버넌스 의사결정을 제한적이나마 인정한 첫 사례 중 하나라는 평가도 나온다.
스타니 쿨레초프 에이브 공동창업자는 9일 “ETH 담보인정비율(LTV)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반환된 ETH는 rsETH 브리지 재담보화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해킹 대응이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제법, 제재, 피해자 배상, DAO 거버넌스가 충돌하는 복합 분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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