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정기예금에서 빠져나온 개인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면서 투자 대기자금과 신용거래 잔고가 동시에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잔액이 1억원 이하인 계좌 수는 2162만9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상반기 이후 약 6년 반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1억원 이하 계좌 수는 2024년 말과 비교해 약 3.1% 감소했으며, 총예금 규모 역시 299조7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그동안 증가세를 이어오던 소액 정기예금이 감소세로 전환된 것은 예금 금리 대비 낮은 기대 수익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제외)은 지난달 30일 기준 124조759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도 115조원을 웃돌며 시중 유동성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역시 증가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같은 날 기준 35조7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자금을 빌려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1151억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강제청산) 금액은 146억9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결제일(T+2)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자금 이동을 넘어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증시 강세와 맞물린 자금 재배치 현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투자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자금 흐름의 양극화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10억원을 초과하는 고액 정기예금 계좌 수와 예금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10억원 초과 정기예금 계좌 수는 5만9000개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지만, 총예금 규모는 6.7% 증가한 607조17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위험자산 선호 확대와 동시에, 고액 자산가들은 여전히 안정 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이 병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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