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미국 월가의 핵심 시장 인프라 운영사인 예탁결제원(DTCC)이 오는 7월 토큰화 증권을 위한 제한적 서비스를 시작하고, 10월에는 이를 확대해 정식 플랫폼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각) 밝혔다.
DTCC 산하 예탁기관인 DTC(Depository Trust Company)에 구축되는 이번 서비스는 기업들이 이미 수탁 중인 자산을 기반으로 디지털 토큰을 발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산의 소유권과 투자자 보호 체계는 기존 증권 시스템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DTCC는 블랙록,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금융기관과 함께 앵커리지, 써클 등 크립토 기업을 포함한 50여 개 참여사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이 기존 금융 인프라에 접목되는 가장 구체적인 일정 중 하나로 평가된다. DTCC는 미국 자본시장의 핵심 기관으로, 하루 수조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고 약 114조달러(16경8514조원) 이상의 증권을 수탁하고 있다.
토큰화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디지털 형태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통해 결제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시장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랭크 라살라 DTCC 최고경영자(CEO)는 “토큰화에 대한 비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으며, 브라이언 스틸 DTCC 클리어링·증권서비스 부문 대표는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서 시스템적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실물자산 토큰화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RWA.xyz에 따르면 토큰화 주식 규모는 2025년 5월 약 3억7540만달러에서 2026년 5월 약 12억1000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DTCC의 이번 행보는 다른 글로벌 거래 인프라 사업자들의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나스닥은 블록체인 기반 주식 발행 프레임워크를 준비 중이며, 크라켄 모회사와 협력해 이를 글로벌 시장에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보유한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 역시 크립토 거래소 OKX와 협력해 토큰화 주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주식과 채권, 디지털자산이 동일한 인프라에서 거래되는 이른바 ‘에브리싱 익스체인지(Everything Exchange)’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DTCC는 그동안 분산원장기술(DLT) 기반 실험을 지속해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기관 중심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에도 참여해왔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노액션 레터(no-action letter)를 받아 러셀1000 구성 종목, ETF, 미국 국채 등 특정 자산군에 대해 토큰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번 일정 공개는 전통 금융 인프라가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단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