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Takeaways
- 업비트가 $PRL을 상장 공지한 직후, 팀 내부 물량 매도 의혹이 불거지며 거래 개시가 잠시 연기됐다. 펄 랩스는 해당 물량이 에코시스템 할당분이라고 해명했고, 업비트는 소명을 수용해 정식 상장을 진행했다.
- 이들의 해명을 믿기 어렵지만 해명이 거짓이라는 분명한 증거도 없다. 토크노믹스는 ‘얼마나’는 공개하지만 ‘누가 받는지’는 공개하지 않는 구조다. 에코시스템 물량의 수령인은 프로젝트 내부에서만 알 수 있고, 거래소도 이를 검증할 수단이 없다.
- 만약 업비트가 이를 이유로 상장을 취소했다면, 의혹이 생길 때마다 같은 기준을 소급 적용해야 하고, 국내에 상장된 사실상 모든 프로젝트가 그 대상이 된다. 취소 자체가 자체 심사의 실패를 공개적으로 시인하는 꼴이기도 하다.
- 이 구조적 허점은 이번에 처음 드러난 게 아니다. 블록체인이 익명성을 구조적으로 허용하는 한, 거래소 심사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인, 업계 전체의 문제다.

업비트는 오늘 펄 랩스(Perle Labs) $PRL 토큰을 KRW·BTC·USDT 마켓에 신규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공시 직후 팀 내부 물량을 매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상장은 지연됐다. 실제로 업비트는 공식 공지에서 “유통량 이슈에 대한 소명”을 이유로 거래 개시를 연기했다. 하지만 곧이어 소명 절차를 완료했다고 알리며, $PRL은 업비트에 정식 상장됐다.
왜 지금인가
사실 내부자 거래 의혹은 한두 번 있는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의혹만으로 상장이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의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90,000,000 PRL 가량이 최초 재단 지갑에서 이체를 거쳐 5개의 지갑에 배분
- 5개 중 2개는 원화 상장 공지 이전에, 3개는 공지 이후 매도
그리고 많은 이들은 정황상 매도된 물량이 팀 물량이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팀의 해명에 따르면, 해당 물량은 에코시스템 할당 물량으로, 공개된 유통 스케줄 범위 이내 물량이 외부 지갑에서 매도된 것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어떻게 이를 알 수 있을까?
쉽게 이해하기

A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시행사 금고에서 입주권 5개가 빠져나갔다. 타이밍이 묘하다. 2개는 분양 공고 전날 팔렸고, 3개는 공고 직후 팔렸다.
- 사람들이 물었다. “저 입주권, 누구 건가요?”
- 시행사가 답했다. “파트너사한테 준 물량이에요. 원래 계획된 거예요.”
사람들이 분노해 확인하려고 했으나, 봉투에 주소만 있고 이름이 없어 누구한테 건넸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시행사 말이 틀렸다는 증거도 없다.
주주명부가 아니기에
일반적으로 주주명부에는 누가 얼마를 보유하는지 기록되고, 변동이 생기면 그 이력이 추적된다. 토크노믹스는 다르다.
토크노믹스란 전체 토큰 공급량을 팀·투자자·에코시스템·커뮤니티 등 항목별로 나눈 배분 계획이다. 각 항목의 비율과 락업 일정이 공개된다. 여기까지는 투명하다.
그러나 “에코시스템 20%”라고 적혀 있어도, 그 20%를 실제로 누가 받는지는 어디에도 명시되지 않는다. 파트너사일 수도 있고, 개발자일 수도 있고, 커뮤니티 기여자일 수도 있다. 공개 의무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수령인을 밝히지 않는다.
주주명부가 ‘누가’까지 기록한다면, 토크노믹스는 ‘얼마나’만 공개한다. 투명해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정보는 빠져 있는 구조다. 사실상 에코시스템 물량을 누가 받았는지는 프로젝트 내부에서만 알 수 있다. 물론 파트너사일 수도 있고, 파운더 가족일 수도 있다.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는 업비트도 마찬가지다.
거래소가 심사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전체 물량 현황과 팀·투자자 물량에 베스팅 락이 제대로 걸려 있는지다. 이 부분이 묶여 있으면 상장 요건상 문제가 없다. 당시 펄 랩스도 팀·투자자 물량 자체에는 변동이 없었다. 에코시스템 물량이 풀려 유통된 건 구조적으로 허용된 범위 안의 일이었다.
즉, 업비트의 입장에서 공지를 완료한 이후에 100% 증명할 수 없는 의혹에 의해 상장을 취소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같은 이유로 동일한 잣대를 기존 프로젝트 및 앞으로의 모든 상장에 적용하며 취소 자체가 자체 심사의 실패를 시인하는 꼴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와 의혹은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그것이 수면 위로 드러난 계기에 불과하다.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건 분명하지만, 현실적인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도 수령인의 신원은 익명으로 남긴다. 이 구조적 모순이 유지되는 한, 거래소 심사만으로는 이 부분은 채울 수 없다. 업계 전체의 문제다.
위 글은 블록미디어의 파트너사 글로벌 웹3 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의 ‘펄 랩스(Perle Labs) 상장 지연, 누구도 알 수 없는 토크노믹스의 문제’의 전문입니다. 해당 보고서는 <타이거리서치>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