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4월 말로 접어들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은 방향성을 확정하지 못한 채 관망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 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맞물리며 단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26일 포렉스닷컴에 따르면 주말 동안 기대됐던 미국과 이란 간 2차 협상이 무산되면서 시장 전반에 경계심이 확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자레드 쿠슈너를 파키스탄으로 파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란 측이 공식 협상 일정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파키스탄을 떠났다. 이에 미국 역시 파견을 취소하면서 주말 협상은 사실상 무산됐다. 다만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오만 방문 이후 다시 파키스탄을 찾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향후 협상 재개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최근까지 이어졌던 ‘신뢰 회복에 따른 위험자산 수요 증가’ 흐름은 둔화됐다.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포지션 구축보다 관망을 선택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22일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현재 약 254억달러(약 37조5000억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롱 포지션 축소와 함께 시장 전반의 수요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참여 축소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동 상황이 뚜렷하게 해소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이 방향성 베팅을 미루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 변수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캐나다 중앙은행·미국 연방준비제도(Fed)·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이 예정되면서 시장은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긴축적인 정책 기조는 위험자산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부분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가 약 3.75%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99% 이상으로 반영된 상태다.
이 가운데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4월 기준 금리 동결 확률을 99%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금리 자체보다 이후 발언에 집중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경로와 금리 유지 기간에 대한 신호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올 경우 디지털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월 의장 수사 종료 이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차기 의장 인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정책 불확실성 변수도 추가되고 있다.
거시 환경과의 연동성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현재 S&P500 등 전통 위험자산과 0.5 이상의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디지털자산이 아직까지는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 성격으로 거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다음 주에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 중 다수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메타를 시작으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애플 등이 잇따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만약 대규모 자본지출 대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올 경우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대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을 당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다.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GDP는 이란 관련 지정학적 이벤트가 일부 포함되지만 본격적인 영향이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 약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렉스닷컴은 “시장은 현재 중동 리스크와 통화정책이라는 두 축의 불확실성 속에서 방향성을 유보한 상태”라며 “뚜렷한 협상 진전이나 정책 변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제한적인 변동성과 관망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 실적 발표 △30일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애플 실적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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