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법인 서비스 집중…기관 거래량 21% 증가
법인 투자 로드맵 지연 속 ‘기관 시장 경쟁’ 본격화 전망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글로벌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원화 거래소 고팍스를 거점으로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그 영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기관 대상 서비스까지 폭넓게 운영해 온 만큼, 국내 시장에 가져올 변화와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해 10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얻어 고팍스 인수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다만 본격적인 국내 행보를 위해서는 고파이(GoFi) 미지급금 상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바이낸스는 현재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갱신이 선행돼야 실질적인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규제 당국과의 조율이 관건으로 남았으나 바이낸스가 그간 국내 진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피력해 온 만큼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 상륙이 사실상 ‘시점의 문제’일 뿐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실제로 허이(He Yi) 바이낸스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5’ 현장에서 고팍스 인수 상황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허 대표는 “규제 당국의 라이선스 갱신을 대기 중인 단계”라고 설명하며, “필요 자금은 모두 마련돼 있으며 한국 당국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에 본격 진출하더라도, 단순히 신규 코인 상장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에만 머물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바이낸스가 기관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국내 진출시 국내 기관 투자자를 위한 관련 서비스 제공에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재 바이낸스가 주력하고 있는 사업 행보를 살펴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디지털자산 거래소 최초로 기관 투자자를 위한 기술 솔루션인 펀드 계정(Fund Account)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운용사가 외부에서 모집한 자산을 하나의 통합 계좌로 묶어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통 금융의 자산 운용 방식을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접목함으로써, 기관 투자자의 시장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최대 4배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기관 대출(Institutional Loans) 서비스도 지난해 7월 출시했다. 이를 통해 기관 투자자들은 복잡한 거래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유 자산을 담보로 추가 자금을 조달한 뒤, 현물과 선물 시장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 전략을 구사하거나, 시장 방향성에 따라 포지션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바이낸스가 기관 투자자 대상 서비스를 강화함에 따라 이들의 거래 비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말 신년 서한을 통해 기관 투자자의 거래 참여도가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의 글로벌 운영 역량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단기간 내 점유율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바이낸스가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 고팍스를 창구로 원화 기반 투자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경우 판도 변화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법인 투자의 허용 폭은 여전히 변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법인 디지털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통해 비영리법인에 이어 상장사·전문투자법인, 일반 법인 순으로 디지털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특히 일반 법인까지 본격적인 투자 확대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법인 영업 측면에서 보면 국내 시장은 모든 거래소가 동일한 출발선에 서 있는 셈”이라며, “기존 점유율에 관계없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특화된 편의성을 얼마나 신속하게 제공하느냐가 초기 시장 선점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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