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캡〉은 한 주간 있었던 디지털자산 시장 뉴스를 정리하고 흐름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매주 금요일에 알찬 정보로 블록미디어 독자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블록미디어 박현재 에디터] 이번 주 위클리 포인트에서 “호르무즈가 열리면 뛰고, 협상이 깨지면 밀리는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 예측은 이번 주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은 주초 이스라엘·레바논 3주 휴전 연장 소식에 7만800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 선박 격침 지시와 이란의 협상 거부 선언이 겹치면서 다시 7만7000~7만8000달러 구간에 갇혔습니다. WTI는 95달러, 브렌트유는 105달러를 넘어서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유가와 미국채 금리(미국 10년물 4.32%)의 동반 상승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8만달러는 그냥 숫자가 아닙니다. 크립토퀀트의 4월 공식 리포트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스트래티지 매입이 가속화됨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현물 수요는 깊은 수축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30일간 온체인 수요 증가분은 마이너스 6만3000BTC(현 시세 기준 약 7조3395억원), 여전히 현물 기반 수요보다 나가는 물량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수축을 ETF가 덮어버리고도 남았습니다. 지난주 ETF 주간 순유입은 약 9억9600만달러(약 1조4641억원)로 올해 1월 중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초 대비(YTD) 흐름도 4개월간의 유출 국면을 뒤집고 플러스로 전환됐습니다.
그 결과 비트코인은 주간 기준 7만4000달러대에서 7만8000달러대까지 약 5% 올라왔습니다. 온체인은 수축 중인데 가격은 오르는 구조, 즉 ETF 자금이 기존 보유자들의 출구를 받아주는 ‘방파제’를 넘어 이제는 가격을 직접 들어올리는 단계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던질 사람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들어오는 자금의 속도가 빨라지는 순간, 같은 구조가 이번엔 강한 상방 압력으로 전환됩니다.

비트코인 ETF, 전 기간 순유입 전환⋯ “수개월 만에 처음”
이번 주 가장 주목해야 할 데이터는 ETF 자금 흐름입니다. 블룸버그 수석 ETF 분석가 에릭 발추나스는 23일(현지시각) “현재 추적하는 모든 측정 기간에서 자금 흐름이 양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수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1일, 1주, 1개월, 3개월, 연초 대비(YTD), 1년 등 전 기간에서 순유입으로 돌아선 것입니다. 지난 1주일간 전체 ETF에는 약 12억8300만달러, 한 달 기준으로는 21억6000만달러가 유입됐습니다.
블랙록 IBIT는 올해에만 약 30억8200만달러(약 4조5305억원)의 순유입을 이끌며, 전 세계 모든 ETF 중 상위 1%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BTC와 ETH 현물 ETF는 각각 7거래일, 10거래일 연속 ‘쌍끌이’ 순유입을 이어갔습니다. 개설 이후 총 순유입액(cumulative lifetime net inflow)은 628억달러를 돌파했고, 역대 최고치 경신이 눈앞입니다.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지난 20일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매입을 단행하며 기관 수요에 힘을 보탰습니다. 유가와 금리가 짓누르는 매크로 환경에도, 기관 창구로 들어오는 수요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클래리티 법안 은행권 반발로 지연…반면 기관은 이더리움까지 확장
지난주 리캡에서 클래리티 법안의 4월 말~5월 초 마크업을 이번 주 확인해야 할 포인트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청문회가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클래리티) 법안의 처리 시점이 5월 말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고,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올해 통과 확률이 38%로 급락했습니다. 최근 23%포인트 하락한 수치입니다. 칼시(Kalshi)는 7월 이전 통과 확률을 14%로 평가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법안(GENIUS Act)을 둘러싼 은행권 반발이 클래리티 처리 일정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은행협회는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며 별도의 스테이블코인 법안에 대해 60일 추가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코인베이스·써클·크라켄 등 주요 업체들은 공동 서한을 통해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투자와 일자리가 해외로 이동한다”고 경고했지만, 협상 지연은 불가피한 흐름입니다. 이란의 디지털자산 결제 사례가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강화 논의를 자극할 변수로 부상한 것도 추가 장애 요인입니다. 5월을 넘기면 중간선거 일정에 밀려 2026년 내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 시장에서 흥미로운 흐름이 나왔습니다. 비트마인이 이더리움 추가 스테이킹을 확대해 총 스테이킹 규모를 약 78억8000만달러(약 11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렸습니다. 현재 보유한 전체 이더리움은 약 497만6000ETH로 전체 공급량의 4.12%에 해당하며, 목표는 5% 확보입니다. 톰 리 CEO는 이를 ‘5%의 연금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현금흐름입니다. 보유 물량의 68.24%가 스테이킹 상태이고, 이를 통해 연간 약 2억1200만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단순 보유를 넘어 스테이킹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 모델, 즉 ‘이더리움판 트레저리 전략’이 기관 레벨에서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비트마인이 자체 스테이킹 플랫폼 ‘MAVAN’을 출시해 외부 기관 참여까지 열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더리움을 둘러싼 기관 경쟁은 가격보다 먼저 수급 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심리 회복, 그러나 아직은 ‘공포’ 구간
공포·탐욕지수는 이번 주 46까지 올라서며 지난 1월 1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주 23(극단적 공포)에서 단기간에 큰 폭으로 반등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지수가 소셜미디어 반응과 구글 검색량 등 개인 투자자 지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 FOMO가 본격화됐다고 해석하기에는 이릅니다. 기관 ETF로는 돈이 들어오고 있지만, 개인 유입은 과거 상승장보다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수가 50을 넘어 ‘중립’ 구간으로 진입하는 시점이 다음 확인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한편 코스피는 이번 주 유가 급등 경계에도 불구하고 6475선까지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개인 순매수가 지수를 끌어올렸고, 원·달러 환율은 1481원으로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 확인해야 할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상정 여부 —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27일 정무위 법안소위 상정을 선언했지만, 실제 가능성은 낮습니다. 국민의힘 간사 강민국 의원이 지방선거 공천 일정으로 소위 자체가 다음 달 11일로 밀릴 가능성이 크고, 민주당 정책위와 정부는 하반기 논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정부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법인 기본법은 정부 동의 없이 실질 심사가 불가능합니다. 6월 지방선거와 하반기 원구성까지 감안하면 실질적 논의는 사실상 연말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상정 여부보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범위 등 핵심 쟁점들이 어떤 방향으로 수렴되는지를 주시해야 합니다.
유가 방향과 미·이란 협상 — 브렌트유 105달러, WTI 95달러까지 오른 상황에서 이란 협상 재개 여부가 다음 주 매크로의 핵심 변수입니다. 이란이 테이블에 앉으면 유가 하락과 함께 비트코인에 숨통이 트이고,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지면 고유가·고금리 환경이 지속됩니다.
5월 FOMC — 5월 6~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금리 인하 여지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가 재조정될 경우, 위험자산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8만달러 문턱에서 숨고르기 중입니다. 그러나 그 등락 속에서 확인된 건 분명합니다. ETF는 전 기간 순유입으로 돌아섰고, 기관들은 이더리움 공급을 직접 잠그고 있습니다. 심리 지표는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고, 던질 사람은 조금씩 줄고 있습니다. 온체인이 수축하는 동안 ETF가 그 물량을 받아내더니, 이제는 가격까지 들어올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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